"3개월에 신규 매출 6억 올려라"… 불가능한 목표 준 뒤 해고, 법원 "해고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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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에 신규 매출 6억 올려라"… 불가능한 목표 준 뒤 해고, 법원 "해고 무효"

2026. 04. 09 18:15 작성2026. 04. 13 14:09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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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영업직 평균 뛰어넘는 '살인적' 목표 부여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회사가 저성과자로 분류된 직원에게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목표를 부여한 뒤, 이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고한 것은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해당 프로그램이 직원의 역량 향상을 돕기보다 퇴출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다고 보았다.


"3개월 내 신규 매출 6억"⋯ 실현 가능성 없는 'PIP' 과제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3년 7월, 건축자재 기업인 피고 B사가 팀장급 직원이었던 원고 A씨를 저성과자로 선정해 대기발령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B사는 A씨에게 '역량향상프로그램(PIP)' 참여를 지시하며, 종합평가 점수가 80점(100점 만점)을 넘어야만 현업에 복귀할 수 있다는 조건을 걸었다.


A씨는 두 차례에 걸친 프로그램 평가에서 각각 56.8점과 56.6점을 받아 기준치인 80점에 미달했고, 회사는 이를 근거로 2024년 4월 A씨를 통상해고했다.


하지만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2민사부는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특히 A씨에게 주어진 과제가 현실적으로 달성 불가능한 수준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당시 회사는 A씨에게 오로지 신규 거래선만을 통해 3개월간 6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을 요구했는데, 이는 기존 거래선을 포함한 일반 영업직군의 평균 실적을 크게 웃도는 수치였다.



과거 성적은 우수⋯ "회사 떠나게 하려 저성과자 프레임 씌워"

법원은 A씨가 실제로 '해고될 만큼' 업무 능력이 부족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A씨의 과거 8년 치 인사평가 평균 점수는 3.24점(5점 만점)으로, 회사가 정한 기대 수준인 3점보다 높았다. 또한 A씨가 근무 기간 중 꾸준히 승진하며 관리 조직의 규모가 커졌고, 연봉도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는 점이 근거가 됐다.


재판 과정에서는 사측 인사팀 관계자가 면담 중 A씨에게 "회사에서 이별을 생각하면 저성과자라고 프레임을 씌워야 할 거 아니냐", "진짜 부장님이 저성과자라서 하는 거 아니지 않느냐"고 발언한 사실도 드러났다.


재판부는 이를 바탕으로 "해당 프로그램은 업무 능력 개선과 복귀를 지원하기보다는 퇴출을 목적으로 운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법원 "해고 기간 미지급 임금 등 1억 2,000만 원 지급하라"

재판부는 B사의 대기발령과 해고 조치 모두가 인사권의 범위를 넘어선 부당한 처사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B사에 "A씨에 대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하고, 해고되지 않았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과 상여금 등 총 1억 2,212만 1,000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판결은 기업이 저성과자 해고를 위해 PIP 제도를 악용하는 관행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풀이된다.


법원은 단순히 평가 점수가 낮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며, 평가 기준의 객관성과 개선 기회의 실질적 보장 여부를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참고]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가합69317 판결문 (2026. 1. 9.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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