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인지 미성년자인지 애매한' 사진, 아청물일까?
'성인인지 미성년자인지 애매한' 사진, 아청물일까?
얼굴은 안 보이고 몸만…교복 코스프레는? '명백한 인식' 기준에 따라 달라져

아청물 판단 기준은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 가능한지 여부이다. / AI 생성 이미지
인터넷에서 본 사진 한 장.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됐지만 전체적인 신체가 성인보다는 어려 보인다. 교복 비슷한 옷을 입고 있기도 하다.
A씨는 이런 사진도 아동·청소년성착취물(아청물)에 해당해 문제가 될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애매하고 경계에 있는 사진, 법적으로 어떻게 판단될까?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이 핵심 기준
변호사들은 아청물 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지'를 꼽았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은 실제 아동·청소년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 등장하는 성적 표현물까지 규제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게이트 김범석 변호사는 "등장인물의 외모·체격, 묘사 방식, 옷차림이나 설정, 전체적인 맥락 등을 종합하여, 사회 통념상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역시 "등장인물이 다소 어려 보인다는 사정만으로 쉽사리 아청물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며,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볼 때 의심의 여지 없이 명백하게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되는 경우에만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나이 애매한 나체·교복 코스프레, 판단은?
A씨가 궁금해한 두 가지 사례는 이런 '명백성' 기준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여준다.
첫째, 얼굴은 가려졌지만 어려 보이는 신체가 노출된 사진이다. 상담자 스스로도 "미성년자라고 보면 미성년자 같고, 어려 보이는 성인이라고 보면 또 그렇게 보일 정도로 애매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는 "성인인지 미성년자인지 애매한 경우라면 곧바로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단순히 어려 보인다는 사정만으로 바로 아청물로 단정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체 발육, 자세, 파일명, 게시글 문구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는 것이다.
둘째, 교복과 유사한 옷을 입은 사진의 경우다. 법무법인 감명 임지언 변호사는 "교복처럼 보이는 복장이라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아청물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성인의 교복 콘셉트 의상이나 코스프레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법무법인 베테랑 박건일 변호사는 "교복 코스프레 콘텐츠는 실무상 교복을 착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아청물로 단정하지 않되, 전체적인 외관과 표현 방식이 실제 아동·청소년을 성적 대상화한 것으로 보이는지를 함께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애매하면 괜찮다'는 오해…가장 안전한 방법은
결국 이런 경계선상의 콘텐츠는 '애매하니까 괜찮다'고 넘길 문제가 아니다. 법률사무소 유 (唯) 박성현 변호사는 "주관적인 판단만으로 안일하게 대응했다가 수사 단계에서 혐의가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
변호사들은 사진 한 장의 인상보다 전체적인 맥락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는 "얼굴이 모자이크되어 있어도 신체 발육, 자세, 촬영 구도, 파일명, 게시글 문구, 유통된 공간의 성격이 함께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연령을 확신하기 어려운 성적 콘텐츠는 아예 접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법무법인 감명 임지언 변호사는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연령을 확신할 수 없는 성적 이미지라면 열람·저장·공유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아청법 위반은 단순 소지나 시청만으로도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박성현 변호사는 "아청법 위반 사건은 단순 소지나 시청만으로도 벌금형 없이 중한 처벌을 받게 된다"며 사전에 형사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정확히 진단하고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