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골목에서 손목 ‘쾅’…여성 운전자만 노린 사기 전과자의 수법
좁은 골목에서 손목 ‘쾅’…여성 운전자만 노린 사기 전과자의 수법
사이드미러에 손목 부딪쳐 사고 유발 후 치료비 명목 금전 요구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울산지방법원이 고의로 교통사고를 일으켜 여성 운전자들에게서 금전을 갈취한 50대 남성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피고인 A씨는 약 4년 동안 35건에 걸쳐 차량 사이드미러에 손목을 부딪치는 수법으로 사고를 낸 뒤, 치료비나 합의금 명목으로 총 481만 500원을 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울산지방법원은 2024년 8월 13일, A씨에 대해 공갈·공갈미수·사기·사기미수 사건(2024고단1313, 2260 병합)에서 일부 범행에 대해 징역 2개월, 나머지 범행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아울러 피해자 4명에게 각각 50만 원, 50만 원, 40만 원, 20만 원을 지급하라는 배상명령도 함께 내렸다.
법원이 형량을 두 개로 나누어 선고한 것은 범행이 저질러진 시점에 따라 법적 평가가 달랐기 때문이다. 징역 2개월이 선고된 일부 사기죄는 A씨가 과거 다른 사기죄로 판결이 확정되기 이전에 저지른 범죄였다. 법원은 뒤늦게 발견된 이 범죄에 대해, 만약 과거 재판 때 함께 처리되었을 경우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형을 별도로 선고했다.
반면,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된 나머지 범행들은 A씨가 이전 범죄로 실형을 살고 출소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누범 기간 중에 저지른 것이었다. 법원은 A씨가 반성 없이 반복적으로 범죄를 저질러 재범 위험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이들 범죄에 대해서는 형을 가중해 무겁게 처벌했다.
"여자라서 봐준다"며 10만 원 받아내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6월 29일부터 2024년 4월 9일까지 불특정 다수의 여성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계획적인 범행을 저질렀다. 주요 수법은 좁은 골목 등에서 다가오는 차량의 우측 사이드미러에 오른쪽 손목을 일부러 부딪친 뒤, 피해자로부터 치료비 명목의 현금을 요구하는 방식이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24년 1월 22일 오후 6시 30분경 울산 중구 한 빌라 앞 도로에서 A씨는 B씨(42세·여성)가 운전하던 쏘나타 차량의 조수석 사이드미러에 손목을 밀어 넣었다. 이후 “남자였으면 돈을 더 요구했을 텐데 여자라서 봐준다”고 말하며 겁을 주고, 현금 10만 원을 받아냈다.
"액정 깨졌다" 거짓말로 40만 원 뜯어내

또 다른 사례로는 2020년 6월 29일, 대구 달서구 한 소방도로에서 C씨가 운전하는 티볼리 차량 사이드미러에 손에 든 휴대전화를 부딪쳐 사고를 유도한 사건이 있다. A씨는 “운전을 잘못해서 액정이 깨졌다”며 “수리비와 파스값을 달라”고 속여 현금 40만 원을 받아냈다. 실제로는 손목도 다치지 않았고, 휴대전화 액정도 파손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A씨는 총 35건의 범행을 시도했고, 이 중 22건을 성공해 481만 500원을 챙겼다. 나머지 13건은 피해자들이 의심을 품고 대응하면서 미수에 그쳤다.
출소 2년 만에 재범
A씨는 이미 2021년 4월 21일 대구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법원은 양형 이유에서 “피고인이 사기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누범기간 중에 다시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과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불특정 다수, 특히 범행에 취약할 수 있는 여성 운전자만을 표적으로 삼은 계획적인 범행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죄책도 무겁다”고 판단했다. 피해자들과 합의하지 못했고, 피해 변제나 회복도 이루어지지 않은 점 역시 불리하게 작용했다.
반면 감경 사유로는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 일부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2024고단2260 사건 중 일부 사기죄가 이미 확정된 판결과 경합범(동시에 여러 죄를 저질렀을 때 하나의 형으로 처벌하는 경우) 관계에 있어 형평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
[참고] 울산지방법원 2024고단1313,2260(병합),2024초기1115,1541,1565,1622 판결문 (2024. 8. 13.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