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내가 사기꾼이 됐다" 온라인 신상털기, 법적 대응법은?
"어느 날 내가 사기꾼이 됐다" 온라인 신상털기, 법적 대응법은?
'사기 제보' 게시판에 이름·나이·지역 무단 공개… 변호사들 "명백한 범죄"

온라인상 허위 사실 유포로 명예훼손 피해를 입었다면, 즉시 게시물 URL 등 증거를 확보한 뒤 게시물 임시 중단을 요청하고, 가해자 처벌을 위한 형사 고소와 정신적 피해 보상을 위한 민사소송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 / AI 생성 이미지
"법정에 서 본 적이 없다 보니 어떻게 해야 좋을지 생각이 나지 않고 긴장되는 상태입니다." 하루아침에 사기꾼으로 몰려 신상이 공개된 한 시민의 절박한 호소다.
법률 전문가들은 명백한 범죄라며 증거 확보부터 게시물 삭제,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까지 이어지는 체계적인 법적 대응을 주문했다.
"이건 명백한 범죄"…최대 징역 7년의 중범죄
A씨는 최근 네이버 카페 '사기 제보' 게시판에 자신의 이름, 출생년도, 거주지역이 '홍길동/84/강원' 형식으로 게시된 것을 발견했다. 사기 행각을 벌인 적이 전혀 없는 A씨는 충격과 두려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입을 모은다. 법률사무소 가온길의 백지은 변호사는 "허위의 사기 제보를 게시하면서 인적 사항을 기재하였다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에 해당합니다"라고 단언했다.
법무법인 도모의 고준용 변호사 역시 "특정인에 대한 허위 사실을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게시판에 적시하여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킨 행위는 형사상 명예훼손에 해당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온라인 공간에서의 허위사실 유포는 처벌 수위가 매우 높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허위 사실을 공개적으로 게시하여 명예를 훼손한 경우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으며, 이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중한 범죄입니다"라고 경고했다.
고소 전 '이것'부터…게시물 삭제 요청의 함정
억울하게 신상이 공개됐다면 당황하지 말고 즉시 증거부터 확보해야 한다. 법률사무소 반석의 최이선 변호사는 "단순히 스크린샷만 찍기보다 게시물의 URL 주소와 작성자의 닉네임, 그리고 댓글 반응까지 포함된 전체 화면을 PDF 등으로 저장해두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이는 향후 법적 절차에서 가해자의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증거 확보 후에는 포털 사업자에게 게시물 '게시 중단(임시조치)'을 요청해 2차 피해를 막아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계가 있다. 법무법인 리온 손현명 변호사는 "네이버에 게시 중단 조치 요청하면 내려주는데, 1개월 내에 게시자가 반론하면 1개월 뒤에 다시 게시글이 부활합니다"라고 지적했다. 임시조치는 영구적인 삭제가 아니므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의미다.
형사 처벌과 손해배상, '투트랙'으로 끝까지 책임 물어야
게시물을 완전히 삭제하고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법적 대응이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가해자 처벌을 위한 '형사 고소'와 피해 보상을 위한 '민사 소송'을 함께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권고한다.
먼저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경찰서 사이버수사대에 고소장을 제출하면 수사기관이 네이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등을 통해 게시자의 IP와 가입 정보를 추적해 신원을 특정하게 된다.
가해자가 특정되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작성자가 특정된 후에는 형사처벌과 별도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도 가능하므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청구도 함께 고려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온라인상에서 억울하게 범죄자로 낙인찍혔다면, 초기부터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을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