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도끼로라도 문 부수고 국회의원 끄집어내라' 지시 법정 증언
윤석열 전 대통령 '도끼로라도 문 부수고 국회의원 끄집어내라' 지시 법정 증언
특전사 여단장 증언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해제 의결 방해 의도, 내란죄·직권남용 혐의 입증 가능성 높아져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5차 공판을 마친 후 지지자들을 바라보며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26일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5차 공판에서 이상현 전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1공수여단장(준장)의 충격적인 증언을 청취했다. 이 전 여단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들을 강제로 끄집어내라는 직접적인 지시를 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이 전 여단장의 증언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화상회의에서 "문을 부수어서라도 국회의원들을 끄집어내라"고 지시했으며, "전기라도 끊어보라" 또는 "전기라도 끊을 수 없냐"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더 나아가 "도끼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는 구체적인 지시까지 내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법정에서는 이 전 여단장이 부하 대대장에게 "담을 넘어가. 그래서 1대대와 2대대가 같이 의원들을 좀 이렇게 끄집어 내"라고 지시하는 녹음도 재생되었다. 이 전 여단장은 해당 지침을 전해 준 지시자가 곽 전 사령관인지 박정환 참모장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전 여단장이 국회 앞에서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외치는 시민들을 보며 양심의 가책을 느껴 "우리가 잘못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며 철수를 결정했다고 증언한 것이다. 그는 만약 사전에 국회 의결 방해가 목적임을 알았다면 "단연코 누가 그 임무를 수행하겠나"라며 명령에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내란죄는 국가의 헌법질서를 파괴하려는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키는 범죄로, 형법 제87조에 규정되어 있다. 대법원은 과거 12.12 군사반란 및 5.18 내란 사건(대법원 1997.4.17. 선고 96도3376 판결)에서 "내란죄는 국토의 참절이나 국헌의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하는 것으로, 여기서 국헌문란이란 헌법 또는 법률에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헌법 또는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는 것을 말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번 사건에서 비상계엄 하에 군 병력을 동원하여 국회의원들을 강제로 끌어내려 한 행위는 국회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려는 것으로, 헌법기관인 국회의 기능을 소멸시키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또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형법 제123조에 규정되어 있으며,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대법원은 "직권남용이란 공무원이 그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직권의 행사에 가탁하여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11.2.10. 선고 2010도13766 판결).
이 사건에서 대통령이 군 지휘권을 이용해 국회의 의결을 방해하기 위해 군 병력을 동원하도록 지시한 행위는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 이 전 여단장의 "만약 사전에 국회 의결 방해가 목적임을 알았다면 명령에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증언은 이 지시가 군의 정상적인 임무 범위를 벗어난 것임을 보여준다.
헌법 제77조는 비상계엄에 관해 규정하고 있으며, 계엄법에 따르면 비상계엄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선포할 수 있다. 그러나 비상계엄을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거나 국회의 기능을 방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계엄의 본래 목적을 벗어난 것이다.
특히 헌법 제77조 제5항은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안 의결을 방해하는 행위는 헌법에 위배된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 및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 전 사령관을 통해 이 전 여단장에게 병력출동을 지시해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을 방해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이 군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지시해 직권을 남용하고 권리행사를 방해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전 여단장은 비상계엄 선포 2분여 전인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0시25분께 곽 전 사령관이 전화를 걸어와 "편의대 2개조를 국회와 민주당사로 보내라"고 지시했던 사실이 있다고도 진술했다. 또한 그는 국회에 출동할 대대장들에게 '개인화기를 휴대한다. 권총은 휴대하지 않고 전자총·테이저건·포박·포승·케이블타이 이런 비살상 물자 및 통신장비를 휴대하라'고 지시했다고 인정했다.
이 전 여단장은 앞서 2월 국회 봉쇄·침투 작전에 연루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불구속 기소돼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차회 공판인 다음달 9일 오전 10시15분에 이 전 여단장을 다시 불러 윤 전 대통령 측 반대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