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점검서 120건 위반 적발…사고 시 '중대재해처벌법' 책임 못 피한다
한강버스, 점검서 120건 위반 적발…사고 시 '중대재해처벌법' 책임 못 피한다
상황전파체계 부재·안전관리자 미지정 등 총체적 부실
인명 사고 발생 땐 운영사·서울시 형사처벌 가능성

한강버스 /연합뉴스
서울시가 도입을 추진 중인 수상 대중교통 '한강버스'가 정식 운항을 앞두고 실시된 정부 합동점검에서 안전 관리의 허점을 드러냈다.
무려 120건에 달하는 지적 사항이 쏟아지며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현 상태에서 사고 발생 시 운영 주체와 관리 감독 기관이 져야 할 법적 책임의 무게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비상망 먹통에 시설 결함까지…안전 규정 위반 수두룩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1일부터 26일까지 실시한 '한강버스 민·관 합동점검'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이번 점검은 행안부를 비롯해 해양수산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등 10개 기관과 민간 전문가가 참여해 한강버스 항로 28.9㎞, 선박 7척, 선착장 7개소, 비상대응체계 등을 전수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점검 결과는 심각했다. 규정 위반 28건, 유지관리 미흡 39건, 개선 권고 53건 등 총 120건의 보완 필요 사항이 확인됐다. 특히 비상 대응의 핵심인 '소통 체계'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할 자치구와 운영기관 간 상황전파체계가 구축되지 않아, 실제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구조임이 지적됐다.
현장 안전 관리 규정 위반도 다수 적발됐다. 선착장 내 밀폐공간에 대한 안전관리 절차가 마련되지 않았으며, 법적으로 필수 배치 인력인 산업안전보건 관리감독자조차 지정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시설물 관리 상태 역시 미흡했다. 선착장 주변 저수로와 호안부 콘크리트 구조물, 식생 매트가 유실되는 등 하천 시설물 유지관리가 규정에 미달했다. 잠실·옥수·압구정 선착장의 경우 하천 바닥의 높이와 형상이 변할 가능성이 높아 별도의 하상 유지관리 방안이 필요함에도 이에 대한 대비책이 지적됐다. 이 밖에도 항로표지 불량, 선박 방폭등 고장, 화재탐지기 손상, 선착장 닻 연결설비 고정 불량 등 설비 전반에서 결함이 드러났다.
"단순 보완으로 끝날 일 아니다"…사고 시 법적 책임 분석
현재 단계에서는 행정안전부가 서울시에 미흡 사항 보완을 요청하는 수준의 행정 조치가 이루어지지만,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결함이 방치된 상태에서 실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차원이 다른 법적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한다.
우선 운영사업자의 형사 책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점검에서 지적된 '밀폐공간 안전관리 절차 미비'와 '관리감독자 미지정'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해당한다. 특히 한강버스는 공중교통수단으로서, 안전보건관리체계 미구축으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할 경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된다.
법률 전문가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제6조를 근거로, 사망 사고 발생 시 경영책임자가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법원은 선박 수리 공사 중 안전조치 미이행으로 근로자가 사망한 사건에서 대표이사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법인에 벌금 20억 원을 선고하며 경영책임자의 엄중한 책임을 물은 바 있다(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24. 8. 21. 선고 2023고단95 판결).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서울시 또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서울시가 사업의 실질적 운영자 또는 관리자로 인정될 경우, 관리 부실에 따른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법원은 과거 뇌병변 장애인의 버스 승차 거부 사건에서 버스 회사의 사용자 책임을 폭넓게 인정한 판례(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17. 7. 7. 선고 2016가단45804 판결)가 있어, 서울시의 관리 감독 소홀 역시 배상 책임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또한 담당 공무원이 안전 점검 직무를 유기했다고 판단될 경우 형법 제122조에 따른 직무유기죄나 업무상과실치사상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행안부는 이번 점검 결과를 서울시에 통보하고 즉시 보완을 요청했으나, 120건에 달하는 지적 사항이 얼마나 실효성 있게 개선될지, 그리고 향후 안전성 확보가 법적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