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은 너 다 가져라" 시부모님 약속 믿었는데…'말 못 하는' 시아버지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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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은 너 다 가져라" 시부모님 약속 믿었는데…'말 못 하는' 시아버지 때문에

2026. 08. 25 10:3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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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없이 남편 사망, 시부모가 상속분 양보…보험사는 "의사표현 못하면 성년후견인 선임해야"

A씨가 남편 사망 보험금 청구 시, 공동 상속인인 시아버지의 의사 확인이 어려워 보험사가 성년후견인 선임을 요구했다. / AI 생성 이미지

최근 남편을 잃은 A씨는 또 다른 벽에 부딪혔다. 자녀가 없어 법적 상속인은 A씨와 시부모님, 세 사람이었다. 시부모님은 A씨에게 모든 재산을 넘겨주기로 하고 인감도장까지 건넸다.


하지만 남편의 사망보험금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보험사가 공동 상속인인 시아버지의 본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기 때문이다. 시아버지는 오랫동안 거동이 불편해 누워 지내며 말씀도 거의 못 하는 상태였다.


이런 사정을 설명하자 보험사는 “의사 확인이 안 되면 보험금 지급이 어렵다”며 ‘성년후견인’을 선임하라는 입장을 내놨다. 복잡한 법적 절차를 거쳐야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걸까?


인감도장이 있어도 소용없다? 보험사가 '성년후견인' 요구하는 이유


변호사들은 보험사의 조치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상속재산 분할이나 보험금 청구 같은 법률행위는 모든 상속인의 유효한 동의가 필요하다.


만약 의사능력(자신의 행위의 의미나 결과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날인된 서류는 법적 효력이 없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나중에 다른 가족이 이의를 제기할 경우 이중으로 돈을 지급해야 할 위험을 피하기 위해 보수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훗날 다른 가족이나 이해관계인이 '아버님은 그런 합의를 할 정신적 능력이 없으셨다'며 문제를 제기할 경우 이중으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위험을 떠안게 되므로, 적법한 권한을 가진 대리인을 요구하는 것은 법적으로 타당한 조치다"라고 설명했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 역시 "상속인 중 한 분이 의사능력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인감증명서만으로 처리하면, 추후 그 동의의 효력을 다툴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며 "실무상 보험사가 자주 취하는 보수적인 조치"라고 덧붙였다.


'말 못 해도 판단 능력 있다면'…성년후견 피할 길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시아버지의 상태에 따라 성년후견 절차를 피할 방법도 있다. 핵심은 신체적 불편함과 의사 판단 능력 부족을 구분하는 것이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말씀을 전혀 못 하시는 것이 아니라면, 보험사에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하지 말고 대안적 방법으로 본인 확인을 진행해 줄 수 있는지 요청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변호사들은 ▲보험사 직원이 직접 자택이나 병원으로 방문해 확인하는 방법 ▲영상통화로 고개를 끄덕이거나 손짓하는 모습을 녹화하는 방법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윈앤파트너스 김민경 변호사는 "주치의에게 '인지능력은 유지되어 있으나 신체적 사유로 의사표현이 제한된다'는 취지의 소견서를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보험사에 대체 본인확인 절차를 요청해 보라"고 말했다.


성년후견 부담된다면 '특정후견'도 대안


만약 시아버지가 인지능력까지 저하돼 의사표현이 불가능하다면 법적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때도 반드시 모든 권한을 관리하는 '성년후견'만이 답은 아니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이번 '보험금 청구'라는 특정 목적만을 위한 '특정후견' 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성년후견보다 절차가 간소하고 기간도 짧다는 장점이 있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성년후견'은 시아버님의 모든 권리를 장기간 제한하므로 법원 심사가 까다롭고 오래 걸린다"며 "대신 이번 '남편 사망으로 인한 상속 및 보험금 청구 업무'라는 특정한 한 가지 목적만을 위해 기간과 범위를 정해 대리권을 받는 '특정후견'을 법원에 신청하는 것이 빠르고 수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의: 후견인 선임돼도 '상속 포기'는 법원 허가 필요


다만 후견인이 선임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바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후견인은 피후견인(시아버지)의 재산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견인이 된 시어머니 등이 시아버지의 상속분을 A씨에게 전부 넘겨주는 행위(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려면, 이것이 시아버지에게 불리한 행위가 아니라는 점을 소명해 법원의 허가를 별도로 받아야 한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후견인이 피후견인인 아버님의 재산을 포기하거나 불리하게 처분하는 행위, 즉 귀하에게 아버님의 상속분을 전면 양보하는 행위를 하려면 사전에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창세 민신혜 변호사는 "현재로서는 시아버님의 상속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 먼저 보험금 지급이 가능한지 보험사에 문의해 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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