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만에 드러난 ROTC 가혹행위 사망…국가 9천만원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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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만에 드러난 ROTC 가혹행위 사망…국가 9천만원 배상

2026. 05. 26 13:46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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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법원, "국가배상책임 인정"

"유족에게 위자료 총 9000만 원 지급하라"

서울중앙지방법원 /연합뉴스

과거 군 복무 중 교관들의 구타와 가혹행위로 사망한 학군장교(ROTC)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당시 군 수사기관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않고 단순 과로사 등으로 사건을 축소·은폐하여 유족들에게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안겼다며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0부는 망인 C씨의 형제자매인 원고 A씨, B씨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국)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45,000,000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청장년 급사'라던 40년 전 사망 사고…진상규명위서 뒤바뀐 결론

망인 C씨는 1984년 3월 육군 학생군사교육단(ROTC) 22기로 임관한 후 육군전투병과학교에 입교해 초군과정 교육을 받던 중, 같은 해 4월 7일 행군 및 체력단련 등을 마치고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다 사망했다.


당시 군 수사기관과 병원은 망인의 사인을 '청장년 급사증후군' 또는 '과로로 인한 졸도'로 기재했다. 이후 망인은 영내에서 타인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분류되어 순직이 인정되었고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망인의 동기생이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이하 위원회)에 재조사를 요청하면서 사건의 참혹한 실체가 드러났다.


위원회는 2021년 5월, 망인 C씨가 다리 부상으로 구보훈련에서 낙오되자 유격대장과 교관들로부터 집중적인 거꾸로 매달기, 물고문, 곡괭이와 쇠파이프를 이용한 무차별 폭행 등의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결론 내렸다.


위원회는 망인 C씨의 사인이 단순 과로가 아닌, 전신 폭행과 가혹행위로 인한 쇼크사 또는 급성 심장사일 개연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법원 "군 수사기관, 조사하고도 처벌 없이 사건 은폐"

유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망인 고유의 위자료와 유족들의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교관들의 가혹행위 자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주위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군인 등이 직무집행과 관련해 순직하여 다른 법령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경우,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허용하지 않는 '이중배상 금지' 원칙 때문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군 수사기관의 부실 수사와 은폐 행위로 인해 유족들의 인격적 법익이 침해되었다는 주장(예비적 청구)은 명백히 인정했다.


재판부는 "당시 군 수사기관은 유격훈련 동안 망인 C씨가 당한 구타와 가혹행위를 조사를 통해 이미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관련자에 대한 징계나 처벌 없이 단순 과로사로 사건을 축소·왜곡·은폐해 종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 수사기관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여 유족들의 억울함이 없도록 해야 할 직무상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37년 만에 밝혀진 참혹한 진상…유족 정신적 충격 커"

재판부는 위자료 액수를 정하는 과정에서 유족들이 오랜 세월 동안 겪은 고통을 깊이 참작했다.


재판부는 "망인 C씨의 부모는 수십 년간 제대로 된 사망원인을 알지 못하다가 각각 2007년과 2021년에 사망했고, 형제자매인 원고 A씨와 B씨는 약 37년이 지난 후에야 참혹한 진상을 알게 되어 정신적 충격이 매우 컸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군 당국의 적극적인 은폐로 인해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유족들의 명예감정이 중대하게 침해됐다"며, 오랜 기간 배상이 지연되어 통화가치와 물가가 변동된 사정 등을 고려해 망인 C씨의 부모에게 각 3000만 원, 원고 A씨와 B씨에게 각 1500만 원의 위자료를 책정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이미 사망한 부모의 위자료 상속분을 포함해 피고인 대한민국이 원고 A씨와 B씨에게 각 45,000,000원씩 지급하라고 최종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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