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의 음주운전 감춰주려고 “내가 운전했다”고 허위 진술…어떤 처벌 받게 되나
동료의 음주운전 감춰주려고 “내가 운전했다”고 허위 진술…어떤 처벌 받게 되나
범인도피죄는 공무집행방해죄와 유사한 사안으로 혐의 무거워
재발방지대책에 중점 둔 양형에 집중해야

동료의 음주운전 사실을 감춰주기 위해 경찰에게 "내가 운전했다"고 허위진술했다가 '범인도피죄'로 법정에 서게 된 A씨. 그가 할 수 있는 대응은?/ 셔터스톡
A씨의 회사 동료가 술을 마신 뒤 차 안에 들어가 시동을 켠 채로 잠들었다가 경찰에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그러자 그 동료는 술을 안 마시는 A씨에게 “‘내가 운전했다’고 진술해 달라”고 간절히 부탁했다.
동료의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한 A씨는 경찰서에 가서 자기가 운전한 것이라고 허위 진술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동료는 조사 과정에서 말을 바꿔 자신의 음주운전 사실을 자백했고, A씨에게는 ‘불구속 구공판’ 문자가 날아 왔다.
‘범인도피’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A씨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변호사 조언을 구했다.
변호사들은 A씨가 범인도피죄에 대한 형사 처벌을 면할 길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법률사무소 HY 황미옥 변호사는 “범인이 아닌 자가 수사기관에서 범인임을 자처하고 허위 사실을 진술해 진범의 체포와 발견에 지장을 초래한 것은 범인은닉죄에 해당함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예우 이우석 변호사는 “A씨가 ‘운전은 내가 했다’라는 진술서를 작성한 순간 이미 범인도피죄는 기수에 이르렀다”고 했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A씨는 범인도피, 친구는 교사죄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범인도피죄 혹은 범인은닉죄는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하는 죄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검찰이 구공판 기소하였다는 것은 A씨에게 징역형을 구형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범인도피죄가 결코 가벼운 죄가 아니라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김준성 변호사는 “범인도피죄는 공무집행방해죄와 유사한 사안”이라며 “수사기관이 실제 행위를 한 범인을 특정해야 하는데 A씨의 행위로 인해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 수사 진행에 차질이 발생했기에 A씨에 대한 혐의가 중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승인 오승일 변호사는 “범인도피와 같은 사법 방해에 대해서 법원 형사부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보기 때문에, 벌금형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검사가 구공판 기소한 의도대로 징역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따라서 재판을 앞둔 A씨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변호사들은 조언한다.
백창협 변호사는 “혐의를 부인하는 사안은 아니니 재발 방지 대책에 중점을 둔 양형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석 변호사는 “공판단계에서는 모든 사실을 인정하되 범인도피를 교사한 동료의 즉각적인 자백으로 실제 국가의 사법 시스템을 본질적으로 침해하지는 않았다는 등의 소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인도 안병찬 변호사는 “재판을 앞두고 형사전문변호사를 선임해 양형을 줄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