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에 '성병' 조롱 댓글…'성범죄'일까 '모욕'일까
유튜버에 '성병' 조롱 댓글…'성범죄'일까 '모욕'일까
유튜브 댓글로 경찰 조사 앞둔 누리꾼, 변호사 11인에게 물었더니…'통매음' 여부 두고 의견 극명하게 갈려. '성적 목적' 없었음 입증이 관건으로 떠올라.

한 유튜버에게 조롱성 댓글을 단 누리꾼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유튜버의 복귀를 응원한다는 댓글 한 줄에 경찰 조사를 받게 된 한 누리꾼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상 조롱과 비난의 법적 경계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변호사들은 해당 댓글이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라는 '성범죄'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극명한 의견 차이를 보였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한 유튜버의 채널에 댓글 하나가 달렸다. “성병 걸린 사람들의 모임에서는 OOO님의 복귀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여기서 ‘진심’은 성적인 의미를 연상시키는 다른 단어로 교묘하게 비틀려 있었다.
이 댓글을 작성한 A씨는 결국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았다. 성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인 A씨는 법률 플랫폼에 자신의 운명을 물었다.
"성범죄 가능성 높다" vs "조롱 목적일 뿐"
A씨의 질문에 무려 11명의 변호사가 답을 내놨지만, 그 의견은 극명하게 갈렸다. 쟁점은 A씨의 행위가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통매음은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글 등을 전송할 때 성립하는 범죄다.
이희범 변호사는 "A씨의 표현 등으로 볼 때 통매음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피해자와 빠르게 합의하면 기소유예 등 낮은 처분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직 경찰 출신인 송재빈 변호사 역시 "위 행위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담당 수사관 및 형사절차에서 성적 목적이 없었음을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통매음 성립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았다. 김민경 변호사는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라기보다는 비난 또는 조롱의 의도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대신 그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하는 모욕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목적보다는 비방 의도가 더 강하게 드러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모욕죄나 명예훼손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반성 태도 보이되, '성적 의도'는 부인해야"
그렇다면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떻게 진술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공통적으로 '진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섣부른 대응이 수사관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댓글 작성 사실 자체는 인정하되, 범죄의 '의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다퉈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경태 변호사는 "댓글을 작성하게 된 구체적인 상황과 당시의 심정을 설명하시되, 그것이 잘못된 행동이었음을 인정하고 진심 어린 반성의 모습을 보이시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즉, 표현의 부적절함은 인정하고 사과하되, 성적인 만족을 얻으려는 '통매음의 고의'는 없었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민경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구체적인 진술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유튜버의 행위에 대한 단순한 비판적 의견 표명이었으며 악의적인 목적이나 성적 수치심을 주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점을 설명하라"면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점에 대해서는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함께 말씀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합의'와 '초범'이 운명 가를 수도
변호사들은 A씨가 처벌을 피하거나 수위를 낮추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으로 '피해자와의 합의'를 꼽았다. 모욕죄와 달리 통매음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도 처벌할 수 있는 범죄지만, 합의 여부는 검찰의 기소 여부나 법원의 양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박성현 변호사는 "피해자와의 합의가 중요하며 조사부터 반성하는 양형자료 등의 서면 및 합의까지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사건에 대응하길 바란다"며 자신의 통매음 사건 기소유예 성공 사례들을 제시했다. 이희범 변호사 역시 '빠른 합의'를 낮은 처분의 조건으로 언급했다.
결국 A씨의 사건은 온라인 공간에서 무심코 던진 조롱의 말이 한순간에 '성범죄'라는 주홍글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던진다.
송재빈 변호사는 "법적 배경지식 없이 경찰 초기수사에 대응 시 수사관의 심증이 부정적으로 형성될 우려가 있다"며 전문가의 조력을 받을 것을 강력히 추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