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수사, 회사에 알려지나”…개정법 후 공기업 ‘수사 통보’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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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수사, 회사에 알려지나”…개정법 후 공기업 ‘수사 통보’ 공포 확산

2025. 12. 09 11:3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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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개정 공공기관운영법, 성범죄 수사 시 기관 통보 의무화…'공무직' 포함 여부 두고 혼선 가중

2024년 개정된 공공기관법에 따라 공공기관 임직원이 성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 직무 관련성과 무관하게 소속 기관에 통보된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경찰 전화 한 통에 세상이 무너졌다”…성범죄 걸린 공기업 직원의 절규


공기업 직원 A씨의 세상이 무너져 내린 것은 경찰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으면서부터 였다. 성매매 혐의로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통보. 그의 머릿속을 스친 것은 처벌에 대한 두려움보다 '이 사실이 회사에 알려질까?'하는 공포였다.


2024년부터 성범죄 수사 사실을 소속 기관에 알리도록 법이 바뀌었다는 소식에 A씨의 밤잠은 줄었다. 과연 그의 걱정은 현실이 될까.


“직무 무관해도 통보” vs “아니다”…변호사들도 ‘갑론을박’


가장 큰 쟁점은 A씨와 같은 공기업 ‘공무직’이 통보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다.


법률 전문가들마저 의견이 갈렸다. 검사 출신 서아람 변호사는 “유사 사안에서 공무직 피의자를 대리해본 경험상 직무와 관련 없는 범죄였지만 수사개시통보(수사 착수 사실을 소속 기관에 알리는 절차)가 이루어졌다”며 통보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박성현 변호사 역시 “공무직도 성범죄 수사개시통보 대상에 해당한다”고 못 박았다.


반면, 다른 한 변호사는 “공기업의 경우 ‘직무에 관한’ 범죄만 통보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다른 의견을 냈다.


이처럼 해석이 엇갈리자 당사자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일부 변호사들이 '직무 관련 범죄만 통보된다'고 본 것은, 성범죄를 예외로 둔 이번 개정 조항을 미처 인지하지 못했거나 기존의 일반 원칙에 익숙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열쇠는 ‘개정 공공기관법’…성범죄는 ‘예외 없는 통보’


혼선의 진원지는 2024년 3월 개정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다. 이 법 제53조의2는 공공기관 임직원의 ‘직무 관련 사건’뿐 아니라, ‘성매매’나 ‘성폭력범죄’ 등 특정 성범죄에 대해서는 직무 관련성과 무관하게 수사 사실을 기관장에게 통보하도록 명시했다. 즉, 성범죄는 ‘예외 없는 통보’ 대상이 된 것이다.


핵심은 A씨가 다니는 공기업이 법률상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는지, 그리고 ‘공무직’이 ‘임직원’에 포함되는지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운영법상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곳이라면 소속 직원의 신분과 관계없이 모두 ‘임직원’에 해당해 통보 대상이 된다고 분석한다. 결국 A씨의 공포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사 착수 ‘10일 내’ 회사 통보…‘직위해제’ 날벼락 맞을 수도


통보는 수사기관이 수사를 시작한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소속 기관장에게 이뤄진다. 사실상 수사 착수와 거의 동시에 회사도 해당 사실을 알게 되는 셈이다.


통보 이후에는 인사상 불이익이 뒤따를 수 있다. 특히 성범죄는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 내려지는 잠정적 보직 해제 조치인 ‘직위해제’ 사유가 될 수 있다.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급여 삭감 등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초기 대응이 관건”…남은 길은 ‘기소유예’뿐?


그렇다면 방법은 없는 걸까. 변호사들은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찰 경력의 최성현 변호사는 “수사개시통보가 반드시 징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혐의 없음, 기소유예(혐의는 인정되나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 등 불기소 처분을 받으면 징계 사유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준성 변호사 역시 “수사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해 기소유예 처분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범죄라는 낙인과 직장에서의 불이익이라는 이중고. 기사의 시작점에서 절망하던 A씨에게 남은 길은 하나다. 수사 초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징계만은 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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