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양양 서핑샵 게하에서 만취 여성 향해 성관계 시도…법원은 왜 무죄 선고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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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양양 서핑샵 게하에서 만취 여성 향해 성관계 시도…법원은 왜 무죄 선고했나?

2026. 08. 11 14:31 작성2026. 08. 11 14:36 수정
송광범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kb.so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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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만취 상태 이용 혐의로 기소

항소심도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 안 돼"

강원 양양군 죽도해변에서 관광객들이 서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강원도 양양의 한 서핑샵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남성 A씨와 여성 B씨.


함께 술을 마신 그날 밤, 두 사람 사이엔 성적인 접촉이 있었다. B씨는 술에 취해 저항할 수 없는 상태에서 당한 일이라며 A씨를 고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준강간미수 혐의에 대해 1심과 항소심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술에 취한 피해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 혐의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이유는 무엇일까?


서핑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두 사람


사건은 2021년 12월 강원도 양양의 한 서핑샵에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발생했다.


서핑 강습을 받던 A씨와 피해자 B씨는 이곳에서 처음 만나 함께 지내게 됐다. 당시 서핑 강습생은 두 사람뿐이어서, 이들은 같이 서핑을 하고 술을 마시는 등 가깝게 지냈다.


사건 당일, A씨와 B씨는 서핑샵 대표 C씨와 함께 숙소 거실에서 술을 마셨다.


C씨가 먼저 잠자리에 든 후에도 두 사람은 다음날 새벽 1시 30분경까지 술을 마셨다.


B씨는 A씨에게만 카카오톡 메시지로 노래방에 가자고 제안했고, 두 사람은 함께 밖으로 나갔으나 노래방이 문을 닫아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서 돌아왔다.


이후 두 사람은 B씨가 머물던 숙소가 아닌, 비어있던 옆 숙소로 이동했다. 검찰은 A씨가 만취해 항거불능 상태에 빠진 B씨를 간음할 목적으로 부축해 옆 숙소로 데려가 성관계를 시도했다며 준강간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잠든 B씨의 옷을 벗기고 신체 접촉을 한 뒤 성관계를 시도했으나, 잠에서 깬 B씨가 거부해 미수에 그쳤다.


쟁점: '알코올 블랙아웃'인가, '항거불능' 상태였나


A씨는 재판 과정에서 B씨와 성적인 접촉이 있었던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B씨가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고, 스스로 걸어서 숙소를 옮겼으며, 성관계 시도 역시 동의 하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B씨가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알코올 블랙아웃' 현상일 뿐이라는 취지였다.


1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B씨가 항거불능 상태였다거나 A씨에게 이를 이용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먼저 B씨가 편의점에 다녀올 때까지의 일은 기억하고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올리는 등 의식적인 행동을 한 점을 들어, 당시 상황을 기억 못 하는 것이 '알코올 블랙아웃' 증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또한 원래 숙소에서 범행 장소인 옆 숙소까지는 계단을 내려가 옆 건물로 이동한 뒤 다시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정신을 잃은 사람을 부축하거나 업고 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B씨 스스로 걸어서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사건 후 엽서 주고받고 서울서 만나 식사…"경험칙상 납득 어려워"


사건 이후 두 사람의 행동도 무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B씨는 사건 다음 날 A씨에게 직접 만든 엽서를 남겼고, '바바이 전우'라는 A씨의 메시지에 '빠세이 마스터 해놓거라'고 답하는 등 평범한 대화를 이어갔다.


두 사람은 서울에서 다시 만나 함께 저녁을 먹고 코인노래방에 가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이 사건을 생각하기 싫고 피고인을 만나기 싫었다고 진술하면서도, 단순히 엽서를 돌려받는 것을 넘어 단둘이 저녁을 먹고 노래방까지 간 것은 경험칙상 납득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A씨가 B씨에게 보낸 '내가 너에게 한 잘못은 너무 큰 잘못이었어, 정말 미안해'라는 사과 메시지도 쟁점이 됐다. 하지만 법원은 이 메시지가 범행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


B씨가 '의식이 없는 나를 만진 거?'라고 묻자 A씨는 '내가 강제로 모두 했다고 생각하니? 나는 이해가 안 가거든'이라고 답하며, 친구 관계를 망친 것에 대한 사과였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A씨의 사과가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전제에서 보낸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항소심도 "1심 판단 정당"…검사 항소 기각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은 B씨가 신발도 신지 않고 옆 숙소로 이동한 점 등을 볼 때 B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으며, A씨의 준강간 고의도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도 1심과 같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됐거나 논리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1심의 판단은 올바른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A씨의 무죄 판결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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