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자전거인 줄 알았는데…순간의 실수로 법원 간 중학생, '전과' 남을까?
버려진 자전거인 줄 알았는데…순간의 실수로 법원 간 중학생, '전과' 남을까?
전문가들 '피해자 합의와 진심 어린 반성이 관건…변호사 조력으로 '불처분' 가능성 높여야'

버려진 것으로 오인해 잠금장치 없는 자전거를 탄 중학생이 절도 혐의로 가정법원 재판을 받게 됐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아이가 버려진 자전거인 줄 알고 가져왔는데, 법원에서 소환장이 날아왔습니다."
잠금장치 없는 자전거를 잠깐 탔다가 절도범으로 몰린 중학생이 가정법원 재판을 받게 됐다. 한순간의 실수로 법정에 서게 된 아이의 장래에 나쁜 기록이 남을까, 부모의 속은 타들어 간다.
내 아이도 '촉법소년'...형사처벌은 피했지만
사연의 주인공은 2011년생으로, 사건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다. 길에 잠금장치 없이 놓인 자전거를 보고 주인이 버린 것으로 오인해 가져와 탔다. 그러나 자전거 주인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경찰은 조사를 마친 뒤 사건을 가정법원으로 보냈다. 아이가 만 14세 미만으로 형사 책임을 지지 않는 '촉법소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형사처벌은 피했지만, 가정법원 소환장을 받아든 부모는 아이의 앞날에 혹여나 멍에가 될 기록이 남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가정법원 가면 바로 재판? 기록은 평생 남나?
많은 부모가 오해하는 지점이다. 촉법소년 사건은 처벌이 아닌 '보호'와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소년보호재판'으로 진행된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판사는 즉결심판을 내리기보다는 사건을 심리하여 아이의 환경과 반성 정도 등을 고려해 적절한 보호처분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부모가 가장 걱정하는 '기록' 문제에 대해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보호처분은 전과가 아니므로 취업 등 사회생활에 특별한 불이익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안 변호사는 다만 "수사기관 등에서만 조회가 가능한 소년보호사건 기록은 남는다"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서는 이 기록이 향후 유사 사건이 발생할 경우 처분 수위를 결정하는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처분 수위 가르는 '부모의 두 가지 역할'
전문가들은 가정법원에서 받게 될 보호처분의 수위를 낮추기 위해 부모의 적극적인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 첫 번째 열쇠는 '피해자와의 합의'다. 법무법인 한별 김전수 변호사는 "최소한 피해자분과 합의를 진행하고 합의서를 가정법원에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 역시 "피해자와의 원만한 합의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중점을 둬 보호처분 수위를 낮추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두 번째 열쇠는 '고의성 없음을 주장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법무법인 건영 김수민 변호사는 "버려진 것이라 충분히 오해할 만한 상황이었다면 절도죄의 고의(범죄 의도)가 없어 죄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며 법리적으로 다퉈볼 여지를 언급했다. 이와 함께 아이가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판사의 결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변호사, 꼭 선임해야 할까?
변호사 선임 여부는 부모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처음 저지른 범행이고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부모님이 앞으로 아이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변호사 없이 출석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수의 변호사들은 전문가의 조력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소년사건에서 판사는 사안의 경중보다 보호자의 보호 능력과 보호 의지를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며 "판사가 보호자의 보호 의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사안 중 하나가 바로 소년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했는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변호사를 선임하는 행위 자체가 아이를 올바르게 이끌겠다는 부모의 의지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아이의 사안은 형사처벌을 받는 무거운 사건은 아니다. 하지만 부모의 대처에 따라 '아무런 처분 없음(불처분)'으로 종결될 수도, 혹은 사회봉사나 보호관찰 등 무거운 보호처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순간의 실수가 아이의 성장 과정에 깊은 상처로 남지 않도록, 신속한 피해 회복과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