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도박 빚 5억대, '집 팔아 다 줄게'…이혼 약속, 믿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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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도박 빚 5억대, '집 팔아 다 줄게'…이혼 약속, 믿어도 될까요?

2026. 07. 28 12:2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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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간 투잡으로 버텼는데…개인회생 중인 남편의 제안, 법적으로 안전하게 받는 법

거액의 빚을 진 남편이 재산과 양육비를 주겠다며 협의이혼을 제안했다. / AI 생성 이미지

17년간 결혼생활을 이어온 A씨. 남편 B씨는 도박과 코인 투자, 사업 실패로 집 담보대출 3억 5,000만 원과 신용대출 약 2억 원 등 막대한 빚을 졌다. A씨는 투잡, 쓰리잡을 뛰며 홀로 가계와 육아를 책임져 왔다.


최근 B씨는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한다며 협의이혼을 제안했다. 집을 팔아 담보대출을 갚고 남는 돈은 모두 A씨에게 주고, 양육비도 보내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B씨는 현재 신용대출 때문에 개인회생 절차를 밟으며 5년간 매달 200만 원대의 변제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오랜 고통 끝에 들려온 남편의 제안. A씨는 이 약속을 믿고 이혼 절차를 밟아도 괜찮을까?


'내 잘못'이라며 집·양육비 주겠다는 남편, 협의이혼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남편이 제안한 조건으로 협의이혼을 진행하는 것 자체는 법적으로 가능하다. 변호사들은 부부 양측이 이혼 의사와 재산분할, 양육에 관한 사항에 합의한다면 협의이혼이 가능하다고 봤다.


법무법인 호안 조선규 변호사는 "두 분이 이혼 의사와 자녀 양육에 관한 사항에 합의할 수 있다면, 협의이혼 진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이룰성 성근모 변호사도 "남편과의 합의가 원만히 이루어진다면, 해당 내용으로 협의이혼을 진행하는 것은 법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남편의 도박, 코인 투자 등으로 발생한 채무는 원칙적으로 남편의 개인 채무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 빚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돼 A씨가 갚아야 할 의무는 없다. 오히려 17년간 A씨가 가사와 육아는 물론 투잡, 쓰리잡까지 하며 가정을 부양한 만큼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도를 높게 인정받을 수 있다.


'말로만 한 약속'의 함정…변호사들이 '조정이혼' 권하는 이유


하지만 변호사들은 남편의 '말로만 한 약속'을 믿고 섣불리 협의이혼부터 진행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혼 후 남편이 말을 바꾸거나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법적으로 강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태강 조은 변호사는 "'집을 팔아 나눠 주겠다'는 말만 믿고 협의이혼을 진행했다가, 이후 약속이 이행되지 않아 다시 소송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위험을 막기 위해 변호사들은 단순 협의이혼보다 법적 강제력이 보장되는 방법을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것이 '조정이혼'이다.


조정이혼을 통해 작성된 '조정조서'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남편이 나중에 약속을 어기거나 양육비를 미지급할 때 즉각적인 강제집행이 어려울 수 있다"며 "법원의 결정문과 동일한 효력을 발생시키는 '조정이혼' 절차를 활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글로리 김민희 변호사도 "조정이혼에서 작성되는 조정조서는 판결문과 완전히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협의이혼을 하더라도 재산분할 합의 내용을 '공정증서'로 만들거나, 법원에서 '양육비 부담조서'를 받아두면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때 소송 없이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공증을 받아두면 나중에 남편이 돈을 주지 않을 때, 복잡한 소송 없이 바로 남편의 재산이나 급여에 압류를 걸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개인회생 중인 남편, 재산분할이 채권자에 발목 잡힐 수도


남편이 개인회생 중이라는 점도 변수다. A씨가 집을 팔고 남은 돈을 전부 가져오는 재산분할 방식에 대해 남편의 채권자들이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채권자들이 A씨의 재산분할이 남편의 재산을 빼돌리는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반석 최이선 변호사는 "남편분이 개인회생 진행 중인 상태에서 집 매각 대금을 전부 넘겨받는 방식은 향후 채권자들로부터 사해행위 취소 시비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


다만 법적으로 정당한 범위 내의 재산분할은 사해행위로 보지 않는다.


법무법인 선 이희용 변호사는 "재산분할이 민법 규정의 취지에 따른 상당한 범위 내라면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며, 과대하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채권자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17년간 가정을 책임진 A씨의 기여도를 고려하면 정당한 분할임을 주장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정진열 변호사는 "집을 매각할 때 담보대출을 갚고 남은 돈은 남편 통장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아내분의 계좌로 입금되도록 매매 계약 단계부터 안전장치를 해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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