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적 소리에 급브레이크, 법원은 '협박'으로 봤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경적 소리에 급브레이크, 법원은 '협박'으로 봤다

2025. 06. 04 16:20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경적 소리에 화난 운전자, 1m 거리서 급제동해 상대방 위협

생성형 AI를 활용해 만든 참고 이미지

울산지방법원이 도로에서 다른 운전자의 경적 소리에 화가 나 의도적으로 급제동을 한 운전자에게 특수협박죄를 인정하며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울산지방법원 정인영 판사는 2024년 8월 13일 A씨에 대한 특수협박 사건(2024고정100)에서 이같이 판결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2023년 4월 7일 오후 12시경 울산 울주군 C병원 옆 도로에서 발생했다. 당시 A씨는 크루즈 승용차로 편도 2차로 중 1차로를 운전하고 있었다.


같은 방면으로 2차로를 진행하던 피해자 B씨가 운전하는 올란도 승용차가 1차로로 진로변경을 하면서 경적을 울렸다. B씨는 A씨의 차량이 자신의 차량 앞으로 오자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갑자기 진로변경을 했다고 생각해 경적을 울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두 차량은 모두 C병원 방향으로 직진했고, B씨의 차량이 A씨의 뒤쪽에서 따라갔다.


문제는 C병원 앞 도로 오르막길에서 발생했다. B씨가 A씨의 차량이 너무 천천히 진행한다고 생각해 뒤쪽에서 다시 경적을 울리자, A씨는 이에 화가 나 급제동을 했다. 당시 두 차량 간 거리는 B씨의 진술에 따르면 약 1m로 상당히 가까운 상태였다. B씨도 A씨의 급제동을 보고 급제동을 했으나 결국 A씨의 차량과 접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 "피해자가 차선을 침범하는 잘못을 했음에도 자신이 양보하지 않고 앞서 갔다는 이유로 자신을 뒤따라오며 계속 경적을 울린 것에 화가 나 급제동을 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당시 후방을 확인하지 않아 정확한 거리를 몰랐으므로 피해자의 차량이 약 5~6m 거리에 있다고 생각했고, 자신의 속도는 약 13~17km 정도였으므로 급제동으로 인해 피해자의 차량과 부딪힐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법정에서도 A씨는 "피해자에게 화가 나 항의의 의미로 급제동을 했다"고 밝혔다.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피해자의 차량이 뒤쪽에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급제동을 한 것으로, 이 사건은 피고인의 과실과 피해자의 안전거리 미확보가 원인이며 피고인에게는 피해자를 협박할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 판사는 "피고인은 경적 소리, 후사경 확인 등을 통해 피해자가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서 자신을 뒤따라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그러한 상황에서 급제동을 할 경우 피해자의 차량이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알거나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피고인은 피해자의 차량이 뒤쪽에 가까이 있어 그러한 상황에서 급제동을 할 경우 차량들이 충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운전상 불필요한 급제동을 했으므로,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피해자를 위협할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형법 제284조, 제283조 제1항에 따른 특수협박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유리한 정상으로는 "피해자가 여러 번 경적을 울리자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과 "차량 충돌로 인한 재산적 손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번 판결은 도로에서 감정적 대응으로 인한 위험한 운전행위도 특수협박죄로 처벌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참고] 울산지방법원 2024고정100 판결문 (2024. 8. 13. 선고)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