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자백 후 '100만원 벌금'…정식재판 청구, 득일까 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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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자백 후 '100만원 벌금'…정식재판 청구, 득일까 실일까

2026. 01. 15 12:5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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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 자백 뒤집고 무죄 주장 고민…전문가들 "진술 번복 신빙성 입증 관건, 합의 통한 선고유예가 현실적 대안"

스토킹 혐의로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은 피의자가 수사 단계에서의 자백을 번복하고 정식재판을 고민하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벌금 100만원 내고 끝낼까, 무죄 주장해볼까…스토킹 자백 후 뒤늦은 후회


“경찰에선 혐의를 인정했는데, 100만원 벌금형을 받고 보니 억울합니다. 지금이라도 무죄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스토킹 혐의로 100만원 미만의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은 피의자가 뒤늦게 억울함을 호소하며 정식재판 청구를 고민하고 있다. 수사 단계에서 모든 혐의를 자백했지만, 막상 처벌이 현실로 다가오자 '무죄 주장'과 '합의를 통한 선처'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섣부른 정식재판 청구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경미한 사건이라 생각했는데”...자백에서 무죄 주장으로, 흔들리는 마음


사건의 발단은 스토킹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피의자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당시 피해자는 경찰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담은 서류(처벌불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피의자는 사건이 경미하게 마무리될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피해자가 검사에게는 '처벌을 원한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다.


결국 검사는 피의자를 스토킹 혐의로 재판에 넘겨달라며 법원에 약식기소(벌금형 등 가벼운 처벌을 서면 심리만으로 결정해달라는 절차)를 청구했고, 법원은 100만원 미만의 벌금형을 결정했다.


예상보다 가벼운 벌금형에 피의자는 오히려 혼란에 빠졌다. '이 정도로 경미한 사안이라면 애초에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는 결국 수사기관에서의 자백을 뒤집고 정식재판을 청구해 무죄를 다퉈볼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피해자와 합의해 선고유예(유죄는 인정되나 형의 선고를 미루는 처분)를 노려야 할지 법률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무죄 주장 가능” vs “신빙성 잃을 수도”...엇갈린 전문가 진단


정식재판을 통해 무죄를 주장하는 것이 법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법무법인 신진의 문종원 변호사는 “사실관계에 대해 인정을 했다 하더라도, 법리적으로 다퉈볼 수 있기 때문에 정식재판청구 후 무죄주장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미한 벌금형이 내려질 정도라면 행위가 스토킹처벌법의 구성요건인 불안감이나 공포감을 조성할 정도였는지 달리 판단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며 무죄 주장의 실익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자백을 번복하는 전략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재판 과정에서 진술의 신빙성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경찰 조사 단계에서의 자백은 재판 과정에서의 무죄 주장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진술 번복의 합리적 이유가 부족할 경우, 법원은 최초의 자백을 더 신빙성 있는 것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경찰 수사팀장 출신인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 역시 “수사 실무상 피의자가 초기에는 자백하다가 이후 번복하는 경우, 법원은 초기 진술의 신빙성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자백이 사실과 다르게 이루어진 구체적인 사정과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실적 대안은 ‘합의 통한 선고유예’...피해자 의사가 관건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무리하게 무죄를 주장하기보다 피해자와의 합의를 통해 선고유예를 노리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가온길의 백지은 변호사는 “스토킹은 초범이라 하더라도 피해자와 합의하지 않는 한 선고유예로 종결되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법률사무소 더든든의 추은혜 변호사도 “경찰 조사 시 자백이 있었고 검찰 기소가 완료된 상태이며, 피해자가 처벌 의사를 번복한 점은 불리한 요소”라며 “무죄주장보다는 적극적으로 합의를 재시도하고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노력을 통해 선처를 구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피고인만 정식재판을 청구한 경우, 법원은 원래의 벌금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다(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 이 때문에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경우가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이 역시 위험한 발상이라고 경고한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송재빈 변호사는 “단순히 무죄를 받을 수 있다는 접근보다는 법률전문가의 세밀한 검토를 전제로 무죄 주장의 가능성을 판단해야 한다”며 “법원은 스토킹범죄의 성립 범위를 넓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칫 재판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점 등이 괘씸죄로 작용해 합의를 통한 선처의 기회마저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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