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러 잡았다는데, 누군지 알려줄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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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러 잡았다는데, 누군지 알려줄 수 없다고?"

2026. 06. 05 10:5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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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모욕 가해자, '기소' 안 되면 피해자는 신원도 모른 채 끝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모욕 가해자를 경찰이 특정해도, 불기소 처분 시 피해자는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신원을 알 수 없다. 재판에 넘어가거나,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해야만 가해자가 누구인지 파악할 수 있는 실정이다. /AI 생성 이미지

인스타그램 익명 계정 뒤에 숨어 모욕을 일삼던 가해자를 경찰이 붙잡아도, 사건이 재판에 넘어가지 않으면 피해자는 끝내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수사기관이 '개인정보 보호'를 방패 삼아 신원 공유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가해자 특정의 열쇠를 쥔 해외 기업 '메타'의 협조 여부까지 불투명해, 피해자들의 속만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수사관만 아는 가해자...피해자는 '철저한 이방인'


인스타그램 가계정을 통한 모욕죄 사건에서 피해자가 가해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시점은 언제가 될까?


안타깝게도 그 길은 멀고 험하다. 경찰이 메타(Meta)로부터 IP 주소 등의 정보를 받아 가해자를 특정하더라도, 이 정보는 수사기관의 금고 속에 잠겨 있을 뿐 피해자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한 변호사는 "경찰이 메타로부터 가해자의 IP 주소, 가입 정보 등을 통해 가해자를 특정하면, 이는 수사기관 내부 정보로 관리됩니다. 이 단계에서 피해자는 가해자의 이름이나 신원 정보를 알 수 없습니다."라고 명확히 설명했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 역시 "의뢰인께서 피의자를 특정하지 않은 채 고소를 하여 경찰에서 수사를 통해 가해자(피의자)를 특정하였다 하더라도, 피의자의 개인정보를 고소인(의뢰인)에게 제공하지 않습니다"라고 확인했다.


결국 피해자가 가해자의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검찰이 기소 결정을 내려 사건이 법정으로 간 이후에나 가능하다.


법률사무소 피벗의 김경수 변호사는 "가해자의 이름 등 신상정보는 수사하는 동안에는 피해자가 알기 어려우나, 재판 단계에서는 모두 알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재판 과정에서 비로소 가해자의 이름, 나이, 주소 등이 공개된다는 의미다.


불송치·불기소의 벽, 그리고 '복불복' 메타의 협조


더 큰 문제는 사건이 재판까지 가지 못하고 수사 단계에서 종결될 경우다. 경찰이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는 '불송치'나 검찰이 기소하지 않는 '불기소' 처분이 내려지면, 가해자의 신원은 영원한 미스터리로 남을 수 있다.


한 변호사는 "불송치(경찰 단계에서 사건 종결)나 불기소 처분(검찰 단계에서 기소하지 않는 경우)이 내려지면 피해자는 가해자의 신원을 알 수 없습니다"라고 단언했다.


다만 율도 합동 법률사무소 정성열 변호사는 "수사단계에서 최종적으로 불기소 내지 불송치결정이 내려질 경우, 해당 결정의 이유서(불송치이유서, 불기소이유서)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함으로써 '이름' 정도는 알 수 있다"며, 제한적인 정보 확인 가능성을 언급했다.


가해자 특정의 첫 단추인 메타의 수사 협조에 대한 변호사들의 의견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김경수 변호사는 "메타가 협조하지 않을 경우 피의자 특정은 매우 어렵습니다만, 메타는 수사 협조가 좋은 회사에 속합니다"라고 긍정적인 측면을 언급했다.


반면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메타의 경우 특정 사건을 제외하고는 국내 수사에 비협조적입니다"라고 상반된 현실을 짚었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메타의 수사협조는 최근 개선되고 있으나, 여전히 국내 수사기관의 요청에 모두 응하지는 않습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형사처벌이 막혔다면? '민사소송'으로 신원 밝혀야


그렇다면 형사 절차의 벽에 부딪힌 피해자는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마지막 수단으로 '민사소송'을 제시했다.


형사 고소와는 별개로,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가해자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성열 변호사는 "만약 해당 피의사실을 근거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한다면 상대방 인적 사항을 사실조회 등의 방법을 통해 모두 확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도 "의뢰인께서 가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 청구 등 민사소송을 제기한다면, 사실조회 신청 등을 통해 가해자의 개인정보를 알 수는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법원을 통해 수사기관이나 통신사 등에 묶여 있던 가해자의 정보를 합법적으로 요청해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법적 책임을 묻는 우회로가 존재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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