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5천 더 달라는데, 중도금 먼저 쐈습니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집주인이 5천 더 달라는데, 중도금 먼저 쐈습니다

2026. 06. 16 17:1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배액배상 막으려 보낸 '기습 중도금', 계약 지킬 수 있을까?

매도인이 아파트 계약 파기를 언급하자 매수인은 배액배상을 막고자 중도금을 송금했다. / AI 생성 이미지

12억 아파트 계약 후 매도인이 갑자기 5천만 원 증액을 요구하며 계약 파기까지 언급했다. 이사와 인테리어 계약까지 마친 매수인은 배액배상을 막기 위해 중도금을 기습 송금했다.


과연 이 '승부수'는 법적으로 유효할까? 변호사들의 원문 답변을 통해 계약을 지키는 핵심 전략과 숨은 위험 요소를 짚어본다.


"5천 더 줘, 아니면 끝내"…벼랑 끝 매수인의 '기습 송금'


매매가 12억 원의 아파트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1억 2천만 원을 건넨 A씨. 하지만 인테리어 공사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매도인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았다. 시세가 올랐으니 매매가격을 5천만 원 더 올려주지 않으면, 계약금의 두 배를 물어주는 '배액배상'을 하고 계약을 깨겠다는 것.


A씨는 이미 살던 집을 판 상태였고, 인테리어 계약금으로만 5천만 원을 지급한 터라 배액배상을 받아도 오히려 손해인 상황이었다.


벼랑 끝에 몰린 A씨는 승부수를 던졌다. 바로 다음 주로 예정된 중도금을 즉시 매도인의 계좌로 송금해 버린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매도인은 "말도 없이 중도금을 보냈다"며 강하게 반발하며 돈을 돌려주겠다고 나섰고, A씨는 계좌를 알려주지 않으며 버티고 있다.


중도금 송금, 계약 파기 막는 '철옹성' 되나


A씨의 '기습 송금'이 과연 계약을 지키는 데 유효한 카드가 될 수 있을까? 다수의 변호사는 A씨의 행동이 법적으로 매우 현명한 조치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민법 제565조에 따르면, 매도인은 매수인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까지만 계약금의 배액을 돌려주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법원은 통상 '중도금 지급'을 이행의 착수로 본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는 "중도금을 이미 입금하셨다면 매도인은 계약금 배액을 상환하는 방식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할 수 없습니다."라고 명확히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상산 채한규 변호사 역시 "선생님께서는 이미 중도금을 지급하셨으므로, 이는 명백한 이행 착수에 해당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매도인이 중도금을 돌려주겠다며 계좌를 요구해도 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더든든 법률사무소 조수진 변호사는 "돌려준다는 중도금, 수령 거절이 일단 합리적입니다"라고 조언했다.


"기습 송금은 무효"?…계약 뒤집힐 수 있는 두 가지 '변수'


하지만 중도금 선지급이 '만능키'는 아니다. 법률사무소 예준 신선우 변호사는 "매도인이 이미 해제권 행사를 명확히 하고(계좌요구/공탁 예고 등) 그 직후에 막으려고 보낸 송금이라면, ​이행착수로 평가되지 않을 위험​이 커집니다"라고 경고했다.


매도인이 단순히 증액을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 배액배상을 할 테니 계좌를 달라고 요구하는 등 구체적인 해제 절차에 들어간 이후에 중도금을 보내면 효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또한 다수 변호사들은 계약서에 '이행기 전 중도금 지급을 금지한다'는 특약이 있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정향 장두식 변호사는 "대법원은 ​계약 내용·특약·당사자 태도​에 따라 '기일 전 송금만으로는 이행착수가 아니다'라고 본 사례도 있어, 계약서 문구에 따라 결과가 갈릴 수 있습니다."라며 계약서 확인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내 집 지키기 '필수 3단계'... "이것부터 하라"


그렇다면 A씨가 계약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3단계 법적 대응을 조언한다.


첫째, 내용증명을 보내 계약 이행 의사를 명확히 해야 한다.


둘째, 매도인이 집을 다른 사람에게 팔아버리는 최악의 상황을 막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매도인이 억지를 부리며 다른 사람에게 부동산을 넘기지 못하도록, 신속하게 법원에 '부동산처분금지'를 신청해 두는 것이 안전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두 가지 조치에도 매도인이 끝까지 버틴다면, 마지막 단계는 '소유권 이전등기 청구 소송'을 통해 강제로 소유권을 가져오는 것이다.


이푸름 법률사무소 이푸름 변호사는 "매도인이 잔금일에 소유권을 이전해주지 않는다면 이행불능을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 및 강제집행이 가능하며, 인테리어 계약금과 주택 매도로 인한 연쇄 손해도 배상 청구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