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부탁에 약 처방받았다 '마약사범' 될 판…자수하면 선처받을까?
친구 부탁에 약 처방받았다 '마약사범' 될 판…자수하면 선처받을까?
대학 입학 앞둔 학생, 졸피뎀 대리처방 후 조직폭력배 전달 사실에 '패닉'…변호사들 '초범·자수 시 기소유예 가능성' 조언 속 '조직 연루' 변수 지적

친구 부탁으로 불면증 약을 대리 처방받은 예비 대학생이 마약사범이 될 위기에 처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친구의 부탁으로 처방받은 불면증 약이 조직폭력배의 손에 들어갔다. 대학 입학을 앞둔 한 학생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약류관리법 위반 피의자가 될 위기에 처하며 법조계의 문을 두드렸다.
"잠 못 잔다" 거짓말 한 번에…'마약사범' 된 예비 대학생
대학 입학을 앞둔 A씨의 세상은 친구의 부탁 한마디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친구는 "요즘 잠을 잘 못 잔다"며 병원에서 '졸피신'이라는 약을 대신 처방받아 달라고 간곡히 청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긴 A씨는 친구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의사에게 친구가 시킨 대로 "잠을 잘 못 자 힘들다"고 말했고, 의사는 한 달 치의 졸피신을 처방해줬다. 약값은 친구의 카드로 계산했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무심코 '졸피신'을 검색해본 A씨는 얼어붙었다. 화면에는 '마약류', '향정신성의약품', '대리처방 불법'이라는 무서운 단어들이 가득했다. 자신이 받은 약이 마약류로 분류되는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라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다.
"그 약, 조폭 형님에게 갔다"…걷잡을 수 없이 커진 공포
불안감에 휩싸인 A씨가 친구에게 자초지종을 따져 묻자, 더 충격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약은 친구 본인이 쓸 것이 아니며, '조직생활하는 형'에게 이미 전달했다는 것이다. 돌려받을 수도 없는 상황.
A씨는 평범한 학생일 뿐, 조직폭력배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었다. 선의로 베푼 호의가 자신을 마약 범죄와 조직폭력의 세계로 끌어들인 순간이었다.
A씨는 극심한 공포에 휩싸였다. "변호사 선임 없이 자수하면 기소유예(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를 받을 수 있을까요?" 그의 절박한 질문은 법률 상담 게시판에 올라왔고, 수많은 변호사가 그의 사연에 주목했다.
변호사들 "자수는 '신의 한 수'…기소유예 가능성 높다"
변호사들은 A씨의 상황에 대해 '자수'가 처벌 수위를 낮출 결정적 카드라고 입을 모았다. 검사 출신인 법률사무소 민앤정의 권민정 변호사는 "자수하는 경우 죄질이 가벼워 기소유예 확률이 높다"고 단언했다. 법무법인 에스엘의 이성준 변호사 역시 "초범이고 사건의 경위를 보았을 때 자수할 경우 기소유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사정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전과 기록이 남지 않아 A씨처럼 사회생활을 앞둔 초범에게는 최선의 결과다.
변호사들은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고 자수하려는 태도 ▲금전적 이득 없이 친구의 부탁을 들어준 점 ▲대학 입학을 앞둔 학생 신분인 점 등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면 선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조직 연루·처방량은 변수"…'나 홀로 자수' 위험한 이유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변호사들은 '조직폭력배 연루'라는 변수가 사건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법률사무소 조이의 윤관열 변호사는 "친구가 조직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약을 전달했다고 했기 때문에, 이 부분이 더 큰 범죄로 연결될 가능성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가온길의 백지은 변호사는 "처방받은 약의 양에 따라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지지 않을 수 있는 사안"이라며 한 달 치라는 분량이 결코 적지 않음을 환기시켰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나 홀로 자수'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전문가의 조력을 받을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변호사와 함께 자수 절차를 밟으며 사실관계를 명확히 정리하고, 수사 과정에서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도록 방어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이다.
법은 냉정하다…'졸피뎀 대리처방' 5년 징역도 가능
법적으로 A씨의 행위는 명백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이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을 수수(받는 행위)하고 제공(건네는 행위)했기 때문이다. 해당 법률은 이를 어길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판례를 보더라도 타인 명의로 졸피뎀을 대리처방받은 경우, 횟수와 분량에 따라 집행유예는 물론 실형까지 선고된 사례가 존재한다. A씨의 두려움이 단순한 기우가 아닌, 차가운 법 조문에 근거한 현실적인 공포인 셈이다.
'골든타임' 놓치기 전…증거 확보하고 전문가부터 찾아야
결론적으로 법조계의 시각은 하나로 모인다. A씨가 '마약사범'이라는 주홍글씨를 피하기 위해서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친구와의 대화 내용 등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범행에 연루됐음을 입증할 증거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무작정 경찰서로 달려가기보다, 먼저 형사 전문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을 받는 것이 현명한 수순이다.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수서와 변호인 의견서를 치밀하게 준비하고 수사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할 때, A씨는 자신의 미래를 지키고 다시 평범한 대학생의 삶으로 돌아갈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