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장에 "유류분 소송을 금지한다"고 써 있다면?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은 불가능한 걸까
유언장에 "유류분 소송을 금지한다"고 써 있다면?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은 불가능한 걸까
유류분 제도, 유언으로 바꿀 수 없는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것
유언과 상관없이 자기 몫의 유류분 청구할 수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유언장에는 "유류분 소송을 금지한다"는 유언이 담겼다. 그렇다며 소송은 정말 못하는 걸까? /셔터스톡
지난해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유언장. 그 내용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유산으로 남긴 아파트(시가 9억)는 형제 3명에게 물려준다. 장남과 차남에겐 각각 10%씩, 그리고 자신을 부양한 막내아들에게는 80%로 나눠 갖는다. 이와 관련한 유류분 소송은 금지한다."
장남인 A씨는 자신의 막내동생이 그동안 아버지를 부양해온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상속 비율이 극단적이라 생각한다. 이 때문에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을 생각 중인데, 돌아가신 아버지가 유언장에서 "유류분 소송은 금지한다"고 해둔 것이 마음에 걸린다.
A씨의 고민을 살펴본 변호사들은 유언장 내용과 무관하게 소송이 가능하다고 했다.
유류분(遺留分)이란 상속 받을 권리가 있는 사람이 법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 '최소한의 몫'이다. 아무리 유언이라도 이를 제한할 수 없다. 유언만으로 상속이 이뤄지면 특정인에게 유산이 몰려 나머지 가족의 생계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 1979년 도입된 제도다.
법무법인 하신의 김정중 변호사는 "유류분 제도는 유언으로 바꿀 수 없는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법원의 입장"이라며 "유언의 내용과 상관없이 자기 몫의 유류분 청구가 가능하다"고 했다.
법무법인(유한) 주원의 박재욱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박 변호사는 "아버지가 남긴 유언, 즉 '형제들의 몫을 1:1:8로 한다'는 부분은 일단 유효하다"면서도 "장남인 A씨와 차남의 유류분을 침해하는 범위에서는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A씨가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A씨는 얼마나 상속받을 수 있을까.
유언대로라면 9000만원을 상속받아야 했지만, 유류분을 청구하면 총 1억 5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600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법무법인 효현 박수진 변호사는 "아버지가 배우자 없이 아들 3명만 있다면 각 형제들의 법정 상속 지분은 3억원씩이 된다"고 했다. 이 비율은 민법에 따라 규정된다. 민법 제1009조에서는 '동순위의 상속인이 수인인 때에는 그 상속분은 균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리하면 법정 상속 지분이 3분의 1이므로 형제마다 각 3억씩(시가 9억 기준) 받게 되지만 유언에 따라 장남과 차남은 이 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돈을 상속받게 된다. 이때 장남과 차남은 침해당한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을 유류분으로 받을 수 있고 이에 따라 1억 5000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법무법인(유)에이스의 이종걸 변호사는 "구체적인 액수는 기여분에 따라 달라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기여분은 사망한 사람을 특별히 부양한 가족 구성원이 있는 경우, 상속분을 계산할 때 특별히 더 고려하는 상속법상 제도다. 이 경우 막내아들이 아버지를 부양했기 때문에 기여분을 인정받으면 구체적인 상속 액수가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