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졸리고 갈비뼈 부러졌는데…'숨 쉬려 팔 쳤다'가 쌍방폭행 될까
목 졸리고 갈비뼈 부러졌는데…'숨 쉬려 팔 쳤다'가 쌍방폭행 될까
전치 4주 상해 입고도 가해자로 몰릴 위기
"죽여버리겠다" 협박까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반려견과 동네를 산책하던 A씨는 한 남성에게 일방적으로 폭행당해 갈비뼈가 부러지는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다. 목이 졸려 숨이 막히는 순간, 살기 위해 상대의 팔을 쳐냈을 뿐인데 경찰은 쌍방폭행으로 사건을 접수했다.
A씨에게는 태어난 지 100일 된 아기가 있다. 폭행 후유증과 불안감에 생계마저 막막해진 상황. 억울하게 가해자로 몰리지 않고 정당방위를 인정받을 방법은 없을까?
반려견 산책 시비가 갈비뼈 골절 폭행으로…경찰은 "쌍방"
A씨가 반려견 두 마리와 동네를 산책하던 중 발생했다. 한 할머니가 "왜 이 길로 개를 데리고 다니냐"며 막대기로 위협하며 욕설을 했고, A씨는 이에 항의하며 언쟁이 붙었다.
이때 지나가던 차를 세운 50대 남성 B씨가 언쟁에 끼어들었다. B씨는 "어린놈의 새끼가 싸가지없이"라고 말하며 차에서 내린 뒤 A씨의 목을 2~3회 조르고 멱살을 잡았다. 이어 주먹으로 인중과 가슴팍을 수차례 가격했다.
B씨는 폭행 도중 "죽여버리겠다", "찢어죽여버리겠다"는 협박성 발언도 했다.
목이 졸려 숨이 막혔던 A씨는 B씨의 팔을 쳐서 떼어냈다. 하지만 B씨는 A씨가 자신의 팔을 꺾고 얼굴을 들이밀었다며 자신도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고, 경찰은 사건을 쌍방폭행으로 접수했다.
A씨는 이 사건으로 쇄골에 피멍과 긁힌 자국이 생기고 갈비뼈가 골절돼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 숨만 쉬어도 통증이 심해 일도 제대로 못 하는 처지다.
목 졸릴 때 밀쳐낸 행동, 폭행일까 정당방위일까
다수의 변호사들은 A씨의 행위가 정당방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상대방의 일방적이고 위법한 공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소한의 저항은 폭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법률사무소 현송 조현재 변호사는 "목이 졸리는 상태에서 팔을 쳐 떼어낸 행위는 판례상 소극적 방어행위로서 죄가 되지 않을 여지가 커 '쌍방폭행'으로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폭행할 의사가 아니라 숨이 막혀 벗어나려 한 것'임을 일관되게 진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먼저 목을 조르고 멱살을 잡으며 수차례 가격하는 상황에서 이를 벗어나기 위해 팔을 쳐서 떼어낸 것이라면 정당방위 또는 위법성이 없는 방어행위로 적극 주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신중한 의견도 있었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상담자분과 상대방 모두에게 폭행죄가 적용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쌍방이기 때문에 최대한 합의금 지급 없이 쌍방 취하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전치 4주 진단서, '쌍방' 구도 뒤집을 핵심 증거
변호사들은 A씨의 갈비뼈 골절 전치 4주 진단서가 '쌍방폭행' 프레임을 깨뜨릴 결정적 증거라고 지적했다. 상대방 B씨의 행위는 단순 폭행이 아닌 상해죄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우선 조상우 변호사는 "전치 4주의 갈비뼈 골절이 확인되었다면 상대방의 행위는 폭행이 아니라 상해죄로 다투어져야 할 사안"이라며 "반면 팔을 쳐서 떼어낸 행위는 소극적 방어에 해당하여 정당방위로 위법성이 조각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상해죄는 폭행죄와 달리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처벌을 피할 수 없는 더 무거운 범죄다.
증거 확보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지금 중요한 것은 증거 정리"라며 "블랙박스에 폭행 장면 일부라도 남아있다면 반드시 확보하고, 목격한 동네 주민이 있다면 진술을 받아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 불안장애가 이번 일로 악화된 점에 대한 진단서도 정신적 피해를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죽이겠다" 협박, 서로 한 욕설은 어떻게 되나
B씨가 폭행 중 내뱉은 "죽여버리겠다"는 발언은 별도의 협박죄로 처벌될 수 있다. 법무법인 도아 오수비 변호사는 "상대방의 일방적 폭행 및 협박, 경우에 따라 상해로 포섭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편, 현장에서 서로 주고받은 욕설은 모욕죄 성립 가능성이 있다. 다만 변호사들은 폭행 사건 대응이 우선이며, 폭행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나온 욕설은 처벌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봤다.
다봄 법률사무소 김태환 변호사는 "같은 동네에서 협박 발언까지 있었으므로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할 수 있다"며 "상대방과의 직접 접촉은 피하고 합의는 사과가 전제된 뒤 서면으로만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