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말 믿고 사과편지 썼는데…친구가 한 욕설로 검찰 송치, 억울함 풀 수 있나요?
경찰 말 믿고 사과편지 썼는데…친구가 한 욕설로 검찰 송치, 억울함 풀 수 있나요?
1년 전 친구가 쓴 욕설, 경찰은 조사 없이 편지 요구…반복되는 송치 통보에 당혹

친구가 A씨의 휴대전화기로 보낸 욕설 문자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은 A씨는 수사관 권유로 쓴 사과 편지가 자백으로 오인돼 검찰에 송치됐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1년 전쯤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작년 7월경 A씨의 휴대전화에서 발송된 욕설 메시지가 문제가 된 것이다.
A씨는 경찰에게 메시지는 본인이 아닌 친구가 휴대전화를 빼앗아 작성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며칠 뒤 경찰서에 갔지만, 담당 수사관은 별다른 조사를 하지 않았다. 대신 “사과편지를 작성하면 사건을 끝내주겠다”고 말했고, A씨는 편지를 쓰고 귀가했다.
하지만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올해 1월 갑자기 사건이 검찰로 송치됐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이후로도 사건은 여러 차례 다시 송치됐고, A씨는 자신이 작성하지 않은 욕설 때문에 형사 절차가 계속 진행되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한 상태다.
경찰 말에 쓴 ‘사과편지’가 발목…“자백으로 오인될 위험”
변호사들은 A씨가 수사관의 말에 따라 작성한 ‘사과편지’가 가장 위험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혐의를 인정하는 자백으로 오인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유수 유수빈 변호사는 “사과편지는 방치하면 ‘사실상 자백’처럼 해석될 위험이 있으므로, 작성 경위를 먼저 정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수사관이 어떤 설명을 하며 작성을 권유했는지 메모하고, ‘왜 사과했지만 범행은 부인하는지’를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 역시 “경찰 단계에서 작성하신 사과 편지가 수사기관에서는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취지의 자백으로 해석되어, 기소의견 송치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유한) 텍스트 박종태 변호사는 “사과문을 작성해 제출했던 행위가 수사기관이나 피해자 측에는 본인이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오인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이를 바로잡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무죄 입증의 핵심, ‘실제 작성자’ 친구의 진술
결국 A씨가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는 실제 욕설을 작성한 사람이 본인이 아니라는 점을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변호사들은 실제 작성자인 친구의 진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해답 김무룡 변호사는 “모욕죄는 그 글을 누가 썼느냐가 유무죄를 가르는데, 친구가 휴대폰을 빼앗아 작성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그 친구의 사실확인서나 진술, 당시 함께 있던 사람의 증언 등 ‘내가 쓰지 않았다’를 뒷받침할 자료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도결 이환진 변호사도 “핵심은 본인이 작성하지 않았다는 점을 객관자료로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당시 함께 있던 사람의 진술, 휴대전화 사용 경위, 위치정보, 통신사 기록 등을 정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쉴드 박수범 변호사는 “실제 작성자가 따로 있다면 이는 범죄의 주체가 다른 것으로서, 무죄 또는 혐의없음 처분의 근거가 될 수 있다”며 “실제 작성자로 지목되는 친구의 진술이나 통화 기록 등 구체적 증거를 정리해, 검찰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송치 통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사건이 경찰과 검찰을 오가며 반복적으로 송치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변호사들은 절차를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태림 대구분사무소 주세형 변호사는 “사건이 여러 차례 송치됐다는 표현만으로 현재 절차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며 “형사사법정보통신망에서 사건 진행 내역을 확인하고 보완수사 요구와 재송치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짚었다.
현재로서는 검찰에 A씨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법무법인로웰 김훈희 변호사는 “담당 검사에게 피의자 본인이 작성자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밝히는 의견서와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과편지를 왜 작성했는지도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