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했다 되레 '무고죄' 피소…'재정기각' 됐다고 유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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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했다 되레 '무고죄' 피소…'재정기각' 됐다고 유죄는 아니다

2025. 10. 31 11:5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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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고소 내용 허위라는 적극적 증명 있어야…증거 불충분 기각은 무고 아냐"

고소 사건이 기각된 후 무고죄로 역고소 당하는 사례가 있지만, 법원은 기각 사실만으로 무고죄를 인정하지 않는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재정신청 기각과 무고죄 성립 요건 분석…대법원 판례의 의미는?"


A씨는 억울함을 풀기 위해 시작한 법적 다툼 끝에 되레 '무고죄' 피의자가 됐다. 비용과 시간을 들여 법적 절차를 밟았지만, 돌아온 것은 피의자 신분이라는 서늘한 역공이었다.


A씨처럼 고소·고발에 나섰다가 역으로 무고 혐의에 휘말리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고소 사건이 기각됐다는 사실만으로 무고죄가 자동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내 고소는 기각, 상대는 '무고' 역공… 발 뻗고 잘 수 없는 밤"


최근 한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는 A씨의 답답한 사연이 올라왔다. 특정 사건으로 상대를 고소했지만, 경찰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았다(불송치). A씨는 포기하지 않고 검찰에 이의를 신청(항고)하고, 법원에 검사의 결정이 올바른지 판단해달라(재정신청)고 요청했지만 최종적으로 기각됐다.


그러자 상대방은 기다렸다는 듯 A씨를 무고죄로 고소했다. A씨는 "상대방이 주변인들을 이간질해 거짓 진술서를 잔뜩 받아낸 것이 사건 기각의 시작점 같다"며 "답답하고 화가 나는데 무고죄 처벌까지 받을 수 있느냐"고 토로했다. 특히 감정의 골이 깊은 명예훼손, 사기 등 재산 범죄에서 이러한 '보복성 맞고소'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재정기각=무고죄? 법조계 '자동 성립 아냐'"


결론부터 말하면, 재정신청 기각이 무고죄 유죄 판결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허위의 사실이 아닌 사실을 근거로 고소를 하였다면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 반향 유선종 변호사 역시 "재정기각이 되었다고 해서 무고죄가 자동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무고죄(형법 제156조)가 성립하려면, 고소인 스스로 '이것이 거짓말'이라는 점을 명확히 알고도 타인을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즉, 법원은 고소인의 머릿속까지 들여다봐야 하는 셈이다.


대법원 판례는 여기에 쐐기를 박는다. 법원은 '당신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점을 검사가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본다. '주장이 사실임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는 무고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대법원 2018도2614 판결). '증거 불충분'이 '명백한 허위'와 동의어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이다.


"내 주장이 '허위'라는 명백한 증거 없다면… 법적 방패 있다"


따라서 고소인이 '진실이라고 믿었던' 주관적 확신은 무고죄 혐의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법적 방패'가 된다. 캡틴법률사무소 박상호 변호사는 "무고죄는 허위의 사실을 신고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어야 성립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설령 고소 내용에 다소 과장이 섞였거나 객관적 사실과 일부 달랐더라도, 고소인 스스로 진실이라 굳게 믿었다면 '허위성에 대한 인식(고의)'이 없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결국 수사기관과 법원은 고소인이 어떤 근거로 해당 사실을 진실이라고 믿었는지 그 주관적 확신의 형성 과정을 들여다보게 된다.


"경찰 조사 앞뒀다면… '고소장'부터 다시 펼쳐라"


만약 무고죄로 고소당해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우선 본인이 제출했던 고소장과 증거자료, 그리고 경찰의 불송치 결정서나 법원의 재정기각 결정문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


사건이 기각된 결정적 이유가 '증거 불충분'인지, 아니면 '주장의 명백한 허위성' 때문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법률사무소 길 길기범 변호사는 "고소장과 불송치 결정서를 가지고 방문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했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 역시 "고소 당시 제기한 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고 있었다면 무고죄 혐의를 충분히 다툴 수 있다"며 "변호사와 사전에 대응 전략을 논의한 후 조사에 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섣부른 감정적 대응보다, 고소 당시의 사실관계를 논리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무고의 늪에서 벗어나는 현명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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