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고소인 A씨 “경찰 조사 때 말실수…2차 조사에서 정정하면 불리할까요?”
폭행 고소인 A씨 “경찰 조사 때 말실수…2차 조사에서 정정하면 불리할까요?”
변호사들 “핵심 사실 아니면 괜찮아…단, ‘왜 달랐는지’ 합리적 설명과 서면 제출은 필수”

경찰 조사에서 잘못 진술한 부분은 솔직하게 정정하는 것이 낫다. 무리하게 거짓 진술을 유지하다가 발각되면 신빙성에 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 AI 생성 이미지
폭행 사건의 고소인 A씨는 경찰 1차 조사를 마친 뒤 자신이 했던 진술을 복기하다가 아찔해졌다. 사실관계와 다르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 표현을 잘못한 부분이 곳곳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곧 2차 조사가 예정된 상황. A씨는 잘못된 진술을 바로잡고 싶지만, 혹시 진술을 바꿨다는 이유만으로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의심받아 사건에 불리하게 작용할까 봐 걱정이다.
경찰 조사에서 한 진술을 나중에 정정해도 괜찮을까? 오히려 불리해지는 건 아닐까?
변호사들 “잘못된 진술, 무리하게 유지하다 들통나는 게 최악”
결론부터 말하면 1차 조사에서 잘못 진술한 부분은 2차 조사에서 바로잡는 것이 가능하다. 변호사들은 잘못된 내용을 알고도 그대로 두기보다 솔직하게 정정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목민 박현익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상 고소인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진술을 추가하거나 잘못된 부분을 정정할 권리가 있다”며 “사실과 다른 부분을 바로잡는 것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매우 당연하고 필요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진술을 정정하는 것을 주저하다가 오히려 더 큰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억지로 모순된 진술을 유지하다가 대질조사나 객관적 증거(CCTV 등)로 거짓이 밝혀지는 것이 신빙성에 치명적”이라며 “착오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객관적 사실로 수정하는 것이 진술의 전체적인 신빙성을 높인다”고 조언했다.
단순 날짜 착오와 ‘폭행 방법’ 변경, 법적 무게 달라
다만 진술을 바꿨을 때 수사기관이 이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무엇을’ 바꿨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변호사들은 사건의 핵심과 무관한 사소한 오류와, 범죄 성립을 좌우하는 핵심 사실의 변경은 법적으로 다르게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한강 허은석 변호사는 “단순한 날짜 착오나 표현상의 오류는 합리적인 설명이 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누가 먼저 폭행했는지, 폭행 방법과 횟수 등 범죄 성립에 직접 관계되는 핵심 진술이 크게 변경된다면 수사기관에서 변경 이유와 전체 진술의 신빙성을 보다 엄격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법원은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 지엽적인 부분보다 핵심적인 피해 사실이 일관되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박현익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범행 일시나 장소 등 지엽적인 부분의 일관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핵심적인 피해 사실이 일관된다면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다”고 짚었다.
정정할 땐 ‘이유’와 ‘증거’…서면으로 먼저 내는 게 안전
그렇다면 진술 정정은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할까. 변호사들은 정정할 내용이 여러 가지라면 조사 현장에서 구두로만 설명하기보다 ‘의견서’나 ‘보충 진술서’ 형태로 미리 정리해 제출하라고 권했다.
박현익 변호사는 “조사관이 미리 내용을 검토할 수 있고, 현장에서 당황하여 진술이 다시 꼬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며 서면 제출을 적극 권장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왜 1차 조사 때와 말이 다른지’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이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김민지 변호사는 “핵심 사실관계가 바뀌는 경우에는 왜 1차에서 그렇게 진술했는지, 그 경위와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신빙성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정하는 내용과 이유,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 허은석 변호사는 “①1차 진술 내용 ②정확한 사실관계 ③잘못 진술하게 된 이유 ④이를 뒷받침하는 CCTV, 문자 등 객관적 자료를 항목별로 정리해 가는 것이 좋다”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