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집 앞에 독 탄 소주병 갖다 놓은 아들…대법 "특수협박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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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집 앞에 독 탄 소주병 갖다 놓은 아들…대법 "특수협박죄 아니다"

2026. 05. 26 18:1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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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심 유죄 → 대법원 파기

'위험한 물건' 요건에서 갈렸다

대법원이 메탄올 소주병을 아버지 집 앞에 두고 간 아들에게 특수존속협박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

치사량의 독을 담은 소주병을 아버지 집 앞에 놓고 간 아들. 아버지의 목숨을 위협한 범행이지만, 대법원은 이를 가중처벌 대상인 '특수협박'으로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특수존속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3월, 자신의 아버지 집 현관문 앞에 소주병을 가져다 놓은 혐의로 기소됐다. 병 안에는 치사량의 메탄올이 담겨 있었다.


병에는 쪽지도 붙어 있었는데, 숨진 A씨 할머니 명의로 "빨리 보고싶다, 엄마가"라고 적혀 있었다. 아버지의 극단적 선택을 기원하는 내용이었다.


1심과 2심은 이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는 부친 모르게 메탄올이 들어있는 소주병을 놓아둔 다음 범행 현장을 떠났다"며 "피해자의 죽음을 바라는 내용의 메모지가 붙어 있어 부친이 내용물을 마시려 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쟁점은 특수협박죄의 성립 요건이었다. 재판부는 특수협박죄가 성립하려면 적어도 범행 현장에 있는 위험한 물건을 언제든 사용해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고 봤다.


A씨는 소주병을 두고 현장을 이미 떠난 상태였고, 아버지도 쪽지 내용 때문에 병의 내용물을 마시려 하지 않았다. 즉, 위험한 물건이 실제로 해를 끼칠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단순히 위험한 물건이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가해자가 그 물건을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상태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대법원이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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