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는 내 진술 보는데, 나는 왜 못 보나?" 피해자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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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내 진술 보는데, 나는 왜 못 보나?" 피해자의 호소

2026. 03. 03 16:4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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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록 열람, 피의자 방어권과 피해자 알 권리의 충돌, 해법은?

형사사건 피해자는 수사 단계에서 가해자 진술 기록을 볼 수 없는 반면, 가해자는 볼 수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된다. / AI 생성 이미지

폭행 피해를 당해 가해자를 고소한 A씨. 검찰 수사 단계에서 가해자가 어떤 진술을 했는지 궁금했지만 '피해자는 볼 수 없다'는 차가운 답변만 받았다. 반면 가해자는 재판에서 내 개인정보가 담긴 진술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보복 범죄의 공포마저 느낀다.


수사 기록 열람을 둘러싼 피해자와 가해자의 엇갈린 권리. 법률 전문가들은 단계별 대응이 중요하며, 피해자의 정보를 보호할 방법은 분명히 있다고 조언한다.


"피해자는 증인일 뿐"…수사 단계에서 기록 열람이 불가능한 이유


폭행 사건의 피해자 A씨는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뒤, 가해자가 경찰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확인하려다 벽에 부딪혔다. 수사기관은 "피해자는 가해자의 진술서를 열람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왜 피해자는 가해자의 진술 내용을 알 수 없는 걸까?


전문가들은 현행법상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피해자는 형사소송에서 증인일 뿐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피의자 진술조서를 열람할 수 없다"며 "피의자 진술조서를 열람하는 것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즉, 수사의 당사자는 검사와 피의자(가해자)이므로, 피해자는 자신의 피해 사실을 증언하는 '증인'의 지위에 있어 상대방의 기록 전체를 볼 권한이 없다는 의미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 역시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피해자는 피의자 진술서나 수사 기록을 열람할 수 없다. 이는 피의자의 방어권과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이라고 확인했다.


내 개인정보, 가해자 손에?…'검사'에게 열람 제한 신청이 먼저


더 큰 문제는 가해자는 방어권 행사를 위해 피해자의 진술서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주소, 연락처, 직장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노출돼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행히 이를 막을 장치가 있다. 바로 담당 '검사'에게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제한해달라고 신청하는 것이다.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2조는 '기록 공개로 사건관계인의 명예나 사생활, 생명·신체의 안전이나 생활의 평온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열람을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피해자는 가해자가 자신의 진술서를 열람하기 전, 주소·연락처 등 개인정보와 사생활 관련 내용을 가려달라고 검사에게 서면으로 요청해야 한다. 법률사무소 민앤정의 권민정 변호사와 법률사무소 해방 정동일 변호사는 공통적으로 "가해자 역시 기소 이후 인적사항은 가려진 상태에서 피해자 진술서 등이 열람 가능하다"고 설명해, 이러한 정보보호 절차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재판 시작되면 '상황 역전'…법원에 기록 열람·제한 모두 가능


수사 과정의 '깜깜이' 상태는 사건이 기소돼 재판으로 넘어가면 달라진다. 이때부터 피해자는 법원에 소송 기록 열람을 신청해 가해자의 진술 내용을 확인할 길이 열린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는 "수사단계에서 피해자는 피의자에 대한 조서를 확인할 수 없지만, 기소 이후 법원의 허가를 받아 확인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은 재판장이 피해자의 권리 구제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기록 열람을 허가할 수 있도록 한다.


마찬가지로, 재판 단계에서는 정보 공개 제한 요청의 주체도 검사에서 '법원'으로 바뀐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피해자는 그 내용 중 민감한 정보나 개인정보가 포함되었을 경우, 법원에 제한을 요청할 수 있다"며 "법원은 이를 고려하여 공개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싶다면 법원에 비공개나 일부 정보의 가림 처리를 요청할 수 있는 것이다.


단계별 대응이 핵심…'검사'에게, 그리고 '법원'에게


결론적으로 피해자의 권리 보호는 단계별 대응이 핵심이다. 검찰 수사 중에는 가해자의 진술을 볼 수 없지만, 즉시 담당 '검사'에게 서면을 제출해 내 진술서 속 개인정보부터 보호해야 한다.


이후 사건이 재판으로 넘어가면 '법원'에 기록 열람을 신청해 방어권을 행사하고, 동시에 민감 정보 비공개 요청도 병행하여 2차 피해를 철저히 막아야 한다.


정보의 불균형 속에서 답답함을 느끼더라도, 법이 보장하는 절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신의 권리를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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