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 성희롱, '샘샘'이니 괜찮다? 법조계 "각자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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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 성희롱, '샘샘'이니 괜찮다? 법조계 "각자 책임져야"

2025. 12. 29 09:2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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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그 자체는 범죄 아니지만... 강제추행 해당 시 둘 다 형사처벌 가능. 민사소송 시 '과실상계'로 배상액 조정될 수도.

쌍방 성희롱은 '너도 했으니 괜찮다'는 논리로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법원은 각 행위를 독립적으로 평가하며, 강제추행 등 범죄에 해당하면 양측 모두 형사처벌이 가능하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너도 했잖아”... 맞받아친 성희롱, 법적 책임 피할 수 있을까?


서로 성적인 농담을 주고받았다면 법적 책임은 어떻게 될까. ‘너도 했으니 나도 괜찮다’는 식의 논리는 법정에서 통하지 않는다. 법률 전문가들은 쌍방 성희롱이라도 각자의 행위에 대한 책임은 독립적으로 발생하며, 처벌을 피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피장파장의 오류'... 법의 저울은 따로따로


법은 ‘네가 잘못했으니 나의 잘못은 없어진다’는 셈법을 인정하지 않는다. 쌍방 폭행 사건에서 양측 모두에게 책임을 묻는 것처럼, 쌍방 성희롱 역시 각자의 행위를 개별적으로 평가해 법적 책임을 판단한다.


김경태 변호사는 "쌍방 성희롱이라 하더라도 각각의 행위는 독립적으로 평가되어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상대방도 같은 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자신의 책임을 면제해주는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법원의 판례 경향과도 일치한다. 대전지방법원은 한 쌍방 폭행 사건에서 "원고들과 피고가 서로 상대방을 폭행하여 상해를 입게 한 행위는 쌍방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각자 상대방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성희롱 역시 이와 유사한 법리가 적용될 수 있다.


성희롱은 '죄'가 아니다?…'강제추행'의 문턱을 넘으면 얘기 달라져


많은 이들이 혼동하지만, 성희롱 그 자체는 현행법상 범죄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조기현 변호사는 "성희롱은 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서로 형사고소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단순한 성적 언동만으로는 형사처벌까지 이어지기 어렵다.


하지만 성희롱이 신체 접촉을 동반하는 '강제추행'(형법 제298조) 수준에 이르거나, 공연히 상대를 모욕(형법 제311조)하는 발언으로 이어진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경찰 수사팀장 출신인 황순철 변호사는 "단순한 성희롱에 그치지 않고 강제추행 등 몸을 만지거나 한 행위가 있다면 형사처벌도 가능하다"며 "서로 쌍방으로 행위가 있었다면 행위의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둘 다 책임이 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민사소송의 세계…'주고받은 상처' 배상액은 어떻게?


형사처벌을 피하더라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남는다. 성희롱은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명백한 '불법행위'(민법 제750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쌍방 성희롱의 경우, 양측 모두 서로에게 불법행위를 저지른 셈이므로 각자 상대방의 정신적 피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다만 법원은 배상액을 산정할 때 '과실상계' 법리를 적용한다. 사건 발생 경위, 각자 행위의 수위, 동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임의 무게를 조절하는 것이다.


조기현 변호사는 "상호 불법행위가 상계되어 서로 배상책임이 없어지거나, 일방의 불법이 중하면 경한 쪽은 배상책임이 전부 없어지고 중한 쪽은 상계되고 남은 만큼의 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법원은 쌍방 폭행 사건에서 한쪽의 성희롱적 발언이 싸움의 발단이 된 점 등을 고려해 상대방의 책임을 50%로 제한하기도 했다.


"나만 억울해"…법적 대응, 무엇부터 해야 하나


만약 쌍방 성희롱 상황에 놓였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감정적인 대응보다 냉정한 증거 확보가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김경태 변호사는 "성희롱 행위의 정도와 시기, 구체적인 내용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메시지, 녹음, 목격자 진술 등)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장 내에서 발생한 일이라면 사내 고충처리 절차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결국 '쌍방'이라는 사실이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박성현 변호사는 "성희롱의 경중을 명확히 따지고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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