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만원 먹튀 후 '자수서' 든 판매자…실형이냐 집행유예냐, 운명의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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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만원 먹튀 후 '자수서' 든 판매자…실형이냐 집행유예냐, 운명의 갈림길

2025. 11. 21 11:0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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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 공동구매 사기 후 일부 변제 나선 A씨, 초범이지만 다수 피해자 발생…법조계, '도주' 가중처벌과 '피해 회복' 감경 사유 두고 전망 엇갈려

상품권 공동구매 대금 1600만원을 들고 잠적했던 판매자 A씨가 재판을 앞두고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사채 빚에 쫓겨 1600만원을 들고 사라졌던 판매자 A씨, 뒤늦은 후회와 함께 법의 심판대에 설 운명에 처했다.


A씨는 상품권 예약 판매로 27명에게 돈을 받은 뒤 돌연 자취를 감췄다. 사채 압박에 시달리다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잠수'를 탄 것이다. 피해자들의 절박한 연락이 빗발쳤지만, 그는 응답할 수 없었다.


뒤늦게 사채를 모두 갚은 A씨는 남은 피해자 27명 중 12명에게 돈을 돌려줬지만, 여전히 15명에게 갚아야 할 900만원이 남았다. 건강 악화와 불안정한 수입으로 변제는 더디기만 하다.


잠수 직전 쓴 '자수서', 법의 저울은 감형으로 기울까?


A씨가 잠적 직전 작성해 둔 자수서는 그의 유일한 희망이다. 수사 요청이 들어오면 바로 제출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자수서'가 법률상 감경 사유인 '자수(범죄 사실이 발각되기 전 수사기관에 자발적으로 신고하는 것)'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법조계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경찰로부터 연락이 온 이후에는 자수가 인정되지 않아 감경 혜택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즉, 피해자의 고소로 수사가 시작된 뒤에 자수서를 내는 것은 '자백'일 뿐, 형을 깎아주는 '자수'가 아니라는 의미다. 법률사무소 가온길의 백지은 변호사 역시 "수사 요청이 들어오기 전에 제출해야 한다"며 자수의 '시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초범' 믿고 안심?…'다수 피해·도주'에 실형 경고 쏟아진 이유


A씨는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이다. 그의 지인인 검사조차 "실형은 안 나올 것"이라며 기소유예(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나 집행유예(형의 집행을 미루는 것)를 점쳤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상황이 결코 녹록지 않다고 경고한다.


실형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다수의 피해자'와 '도주'라는 가중처벌 요소 때문이다. 조기현 변호사와 한병철 변호사는 "피해자가 워낙 다수이고 도주하였기 때문에 초범이라도 실형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사기죄에서 피해액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수도 중요한 양형 기준이 되며, 범행 후 연락을 끊고 잠적한 행위는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될 핵심 근거가 된다.


반면, 실형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있다. 이는 '초범'이라는 점과 '피해 회복 노력'이라는 감경 사유에 주목한 결과다. 김경태 변호사는 "초범이고 피해 변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 자수 의사를 밝힌 점 등을 고려할 때 실형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A씨가 비록 잠적했지만, 뒤늦게나마 12명의 피해를 변제한 사실은 재판부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진지한 반성'의 증거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형 피할 마지막 열쇠, '피해 회복'…남은 900만원이 운명 가른다


결국 A씨의 운명을 가를 마지막 열쇠는 '피해 회복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이다. 엇갈리는 전망 속에서도 모든 변호사가 공통적으로 강조한 지점이다.


조기현 변호사는 "피해자들에게 가능한 한 변제하고, 당장 변제가 어려운 부분은 변호사 조력 하에 변제 계획 약정을 맺어 최대한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정식으로 자수하고, 남은 피해자 15명과 적극적으로 합의하며 변제 의지를 행동으로 증명하는 길만이 A씨 앞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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