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깎아줄게, 원하는 걸 해줘" 월세 미끼로 세입자 추행한 집주인
"월세 깎아줄게, 원하는 걸 해줘" 월세 미끼로 세입자 추행한 집주인
"오빠라 불러" 월세 미끼로 세입자 추행한 집주인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오빠라고 불러라", "원하는 걸 해주면 월세 한 달 치를 안 받겠다."
원룸 계약 연장을 문의한 세입자를 차 안에서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 집주인이 법의 심판대에 섰다. 가장 안전해야 할 보금자리에서 시작된 악몽은 한 여성의 일상을 송두리째 무너뜨렸다.
사건은 세입자 A씨가 집주인 B씨에게 계약 연장을 문의하며 시작됐다.
B씨는 "밥을 사주겠다"며 만남을 제안했고, 계약 논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나간 자리에서 비극이 찾아왔다.
B씨는 식당으로 가는 차 안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A씨의 가슴, 허벅지 등 신체를 수차례 만졌다. A씨가 "하지 말라"며 저항했지만, B씨는 "여기가 성감대냐"는 등 모욕적인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끔찍한 경험 이후 A씨의 삶은 무너져 내렸다.
집주인이 자신의 직장까지 알고 있다는 공포심에 시달리다 결국 직장을 그만뒀고, 살던 원룸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해야만 했다. 정신적 충격으로 상담 센터를 찾았고, 원인 불명의 폐렴까지 얻어 그날의 기억과 싸우며 밤잠을 설치는 등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렀다.
"가슴만 안 만졌다"는 집주인 법조계 "오히려 자백한 꼴"
법의 심판대에 선 가해자 B씨는 가슴 추행 혐의만 부인하는 ‘부분 인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B씨의 이 같은 주장이 오히려 그의 발목을 잡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법무법인 영웅의 박진우 변호사는 "그의 '부분적인 자백'은, 오히려 '나는 성추행을 하는 사람이다'라고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며 "피해자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높여주는 매우 유리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아람 변호사 역시 "가슴을 만진 부분만 부인하고 나머지는 인정했다면 최소한 일부 유죄는 확정적"이라며 유죄 판결을 피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B씨의 행위는 피해자 의사에 반한 명백한 ‘강제추행죄’(형법 제298조)로,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수천만 원' 합의금과 실형 사이 가해자의 마지막 동아줄 '합의'
성범죄 사건에서 ‘합의’는 형량을 결정하는 중요한 감경 요소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 가능성이 있으나, 합의가 없으면 실형 선고 위험도 있다"고 밝혔다.
가해자 입장에서는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합의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때 피해자는 자신이 입은 고통에 상응하는 합의금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 직장 상실, 이사 비용, 치료비 등을 종합하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산정될 수 있다"며 "이 사건처럼 생활상 불이익이 명확해 일반 강제추행 사건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될 여지가 있다"고 조언했다.
형사 넘어 민사로 '잃어버린 일상'의 값을 받아내는 법
형사 처벌과 별개로, A씨는 B씨의 불법행위로 인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한 절차가 바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다.
법률사무소 길 길기범 변호사는 "형사 판결이 유죄로 확정되면, 민사에서 입증이 쉬워진다"고 말했다.
형사 판결문이 민사 소송에서 가해자의 불법행위를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A씨는 민사소송을 통해 가해자 때문에 앓게 된 폐렴 치료비, 공포를 피해 떠나야 했던 이사 비용, 강제로 그만둔 직장의 월급(일실수익)은 물론,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까지 모두 청구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형사 재판을 통해 가해자에게 합당한 처벌을 요구하는 동시에, 민사소송을 철저히 준비해 잃어버린 피해를 회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므로,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