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분쟁 끝나자 '스토킹 공포'…이웃의 감시, 범죄일까?
층간소음 분쟁 끝나자 '스토킹 공포'…이웃의 감시, 범죄일까?
스토킹 범죄가 될 수 있다

층간소음 분쟁이 끝난 후에도 이웃이 일상을 감시하며 민원을 제기하는 스토킹 범죄가 발생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층간소음 분쟁 끝났는데…이웃의 집요한 감시, 법원 판단은?
3년간의 층간소음 분쟁이 끝난 뒤, A씨는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공포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아래층 이웃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민원을 넣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A씨는 가장 편안해야 할 집이 감옥처럼 느껴진다며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산책 나가시네요?"…일상 전체가 감시대상이 되다
갈등의 시작은 3년에 걸친 층간소음 분쟁이었다. A씨는 전문기관 점검 끝에 '소음 문제없음' 결론을 받았지만, 이웃의 집착은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소음 민원은 A씨의 일상을 겨냥한 '감시'로 변질됐다.
이웃은 A씨가 교체를 위해 복도에 잠시 내놓은 소음 방지 매트를 보고 "점검 때만 매트를 깐다"고 주장했고, 최근에는 A씨가 반려견과 산책 나가는 시간을 정확히 파악해 관리실에 민원을 제기했다. 자신의 사적인 동선이 낱낱이 파악되고 있다는 사실에 A씨는 숨 막히는 공포를 느꼈다.
법률가들 "명백한 스토킹, 내용증명으로 멈춰 세워야"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사연이 '스토킹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첫 단계는 '내용증명' 발송이다. 내용증명은 누가, 언제, 어떤 내용의 문서를 보냈는지 우체국이 공적으로 증명하는 제도로, 법적 대응의 강력한 첫 경고장 역할을 한다.
윤관열 변호사(법률사무소 조이)는 "층간소음 문제가 해결됐음에도 집을 나서는 시간 등을 감시해 알리는 행위는 명백한 사생활 침해"라며 "지속적인 감시를 중단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점을 내용증명에 명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규민 변호사(법무법인 다담)는 "녹음, 동영상 등을 통해 감시 행위의 증거를 꾸준히 확보해두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용증명 발송 후에도 행위가 반복된다면 즉시 경찰 신고나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 등 다음 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원 "정당한 권리행사 넘는 감시, 그 자체로 불법"
전문가들의 조언은 명확한 법적 근거를 따른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 의사에 반해 주거지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만으로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킨다면 명백한 스토킹으로 규정한다. A씨 이웃처럼 단순히 민원을 넣는 것을 넘어, 일상을 지켜보고 그 내용을 제3자에게 알리는 행위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대법원 역시 비슷한 판례를 남긴 바 있다. 층간소음을 이유로 수십 차례 전화와 문자를 보낸 행위에 대해 법원은 "정당한 권리행사의 범위를 넘어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한도를 초과했다"며 "인격권 및 평온한 사생활을 추구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대법원 2020마7677 결정). 층간소음이라는 명분이 있더라도, 그 방식이 상대의 일상을 파괴할 정도로 과도하다면 불법이라는 의미다. 이웃 갈등이 범죄로 변질된 지금, A씨에게는 평온한 일상을 되찾기 위한 법적 대응이 절실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