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35일 남기고 '군기교육대' 갈 판…음주 한번에 전역 연기, 막을 길 없나
전역 35일 남기고 '군기교육대' 갈 판…음주 한번에 전역 연기, 막을 길 없나
법률 전문가들 "징계위 단계부터 변호사 조력 받아야…집행정지 인용 시 정상 전역 가능"

전역을 앞둔 병사가 진료 외출 중 음주로 군기교육대 처분을 받아 전역이 연기될 위기에 처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술 한잔에 멈춘 제대 시계…전역 35일 남기고 '군기교육대' 위기, 구제책은?
전역을 불과 한 달여 앞둔 한 병사가 진료 목적 외출 중 술을 마신 사실이 적발돼 전역이 연기될 위기에 처했다. 그는 “전역까지 35일 남았는데 군기교육대에 갈 것 같다”며 법적 대응 절차와 승소 가능성을 문의했다.
사건은 지난 12월 21일 발생했다. 진료를 받기 위해 외출 허가를 받은 A병장은 부대 밖에서 음주를 했고, 이 사실이 부대에 알려졌다. 아직 징계위원회는 열리지 않았지만, 부대에서는 군기교육대 처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로 향하던 A병장의 제대 달력은 ‘D-35’에서 멈춰 섰다. 군기교육대 처분 시 교육 일수만큼(최대 15일) 전역이 연기된다는 소식은, 그가 애써 지워가던 달력의 마지막 한 줄을 다시 그려 넣는 듯한 절망감을 안겼다.
'술 한잔'의 대가, 군기교육대는 과한 처벌?
법률 전문가들은 A병장의 행위가 명백한 복무규율 위반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법무법인 중산 김영오 변호사는 “비위 사실이 존재하므로 혐의 없음 처분은 나올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군인의 징계는 견책, 근신부터 감봉, 군기교육대, 강등까지 다양하다.
핵심 쟁점은 '처벌의 수위'다. 법무법인 행복 장종현 변호사는 “복종의무위반 중 지시불이행이 적용될 수 있다”면서도 “중대한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군기교육 또는 그 이하의 징계가 내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률 전문가들은 진료 목적 외출 중 벌어진 1회성 음주로 전역을 앞둔 병사에게 군기교육대 처분을 내리는 것은 ‘과잉 징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법원이 징계권자의 재량에도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한 판례와도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은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징계'는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21두48083 판결). A병장의 사례가 여기에 해당하는지가 법적 다툼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골든타임'은 징계위원회…변호사들 “첫 단추가 중요”
법률 전문가들의 조언은 하나의 지점을 가리켰다. 바로 '징계위원회'라는 첫 관문이다. 군기교육대 처분이 내려진 뒤 법적 다툼을 벌이는 것보다, 징계위원회에서 처분 수위를 낮추는 것이 최선이라는 조언이다.
법률사무소 가호 이진채 변호사는 “징계위원회부터 철저히 조력을 받아 군기교육대 처분이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 역시 “징계위원회가 열리기 전, 음주 경위 등에 대해 정확한 진술과 소명을 준비해 징계 수위를 낮추는 대응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진료 목적의 외출이었던 점, 1회성 실수인 점, 평소 복무 태도 등을 적극적으로 피력해 감봉이나 휴가 단축 등 비교적 가벼운 징계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전역이냐, 입소냐…'집행정지'에 달린 운명
만약 군기교육대 처분이 현실화된다면, 그때부터는 전역일과 법적 절차 사이의 숨 가쁜 레이스가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상급 부대에 항고하는 동시에, 민간 법원에 징계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과 함께 처분의 효력을 잠시 멈춰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제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A병장에게는 집행정지 인용 여부가 운명을 가를 수 있다. 법무법인 세영 김차 변호사는 “제대를 얼마 남기고 있지 않아 집행정지 인용 여부가 중요한 사안”이라고 짚었다.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 A병장은 군기교육대에 입소하지 않고 예정된 날짜에 전역할 수 있다. 이후 행정소송을 통해 징계의 적법성을 차분히 다투면 된다.
법원은 처분으로 인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 집행정지를 인용하는데, 전역 지연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다만 변호사들은 이 모든 절차를 혼자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현실적으로 A병장 혼자 대응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변호사 조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