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한 남편 A씨 “이혼 못 해”…아내 명의 재산과 아이들, 지킬 수 있을까?
외도한 남편 A씨 “이혼 못 해”…아내 명의 재산과 아이들, 지킬 수 있을까?
결혼 9년 반 외벌이, 재산은 아내 명의·빚은 내 명의…조정이혼 소장 받고 변호사 찾아

외도로 유책배우자가 된 남편이 아내로부터 이혼 소송을 당한 경우, 유책배우자의 이혼 거부는 어렵다. / AI 생성 이미지
결혼 9년 반 동안 외벌이로 가정을 꾸려온 A씨. 2년 전 아내에게 외도 사실이 들켰고, 8개월 전 아내는 상간녀 소송에서 승소했다. 그리고 최근, 아내는 A씨에게 조정이혼 소장을 보냈다.
A씨는 유책배우자(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인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혼은 원치 않는다.
아내 명의로 된 재산 대부분을 자신이 벌어 이룩했고, 가정을 위한 대출 등 모든 빚은 자신에게만 있다는 사실이 억울하다. 현재 함께 살고 있는 아이들도 직접 키우고 싶다.
도덕적 잘못은 인정하지만, 법적으로 모든 것을 잃고 싶지 않은 A씨. 그는 이혼을 막고 재산과 양육권을 지킬 수 있을까?
“이혼은 못 한다” 유책배우자의 거부, 효력 있나
결론부터 말하면 A씨가 이혼을 거부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이혼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변호사들은 조정 단계와 소송 단계의 대응이 달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정 단계에서는 A씨의 '거부권'이 유효하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조정이혼은 합의로 끝내는 절차이므로, 동의하지 않으면 조정이 성립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사건은 재판으로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소송으로 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오엔 법률사무소 백서준 변호사는 “재판으로 넘어가면 외도라는 유책사유는 매우 크기 때문에, 대부분 이혼이 성립된다”고 봤다. 법무법인 호안 조선규 변호사 역시 “유책배우자이시고 아내분이 이혼 결정을 하신 것이라면, 이혼 자체를 막을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부 변호사들은 이혼 청구 자체를 다툴 여지가 있다고 봤다.
법무법인 채비 홍은영 변호사는 “민법 제841조는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를 이유로 한 이혼청구는 이를 안 날로부터 6개월,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2년이 지난 때에는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며 “배우자가 약 2년 전 부정 사실을 확인하고도 그 후 혼인생활을 이어오셨다면, 이 부분은 검토해 볼 만하다”고 짚었다.
아내 명의 재산, 빚만 남은 남편…재산분할의 핵심은 ‘기여도’
A씨가 가장 억울해하는 부분은 재산이다. 9년 반 동안 외벌이로 일군 재산 대부분이 아내 명의로 되어 있고, 대출 등 빚은 모두 자신 앞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유책사유와 재산분할은 원칙적으로 별개라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에스 조수영 변호사는 “재산분할은 외도에 대한 벌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고, 백서준 변호사 역시 “외도는 재산분할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재산의 명의가 누구에게 있느냐보다, 그 재산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각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실질적으로 따진다. 법무법인 쉴드 남천우 변호사는 “재산분할은 명의와 무관하게 혼인 중 형성된 재산 전체를 대상으로 각자의 기여도를 실질적으로 평가해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A씨가 외벌이로 재산을 형성하고 투자를 통해 재산을 늘린 사실은 기여도를 주장할 강력한 근거가 된다. 반대로 아내의 가사노동과 자녀 양육 역시 기여도로 인정된다. A씨 명의의 빚 역시 ‘부부 공동생활을 위해’ 발생한 것이라면 재산분할 시 고려될 수 있다.
외도한 아빠, 양육권 가질 수 있나
양육권 역시 유책 사유와는 별개로 판단된다. 법원은 오직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다.
법률사무소 명중 임승빈 변호사는 “현재도 자녀와 동거하며 실질적으로 양육해 온 사실은 양육자 지정 판단에 분명히 긍정적 요소”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돌봄 이력, 근무 시간 조정 가능성, 주거 계획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유책배우자라는 사실이 양육권을 가져오는 데 절대적인 장애물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누가 더 자녀를 안정적으로 돌볼 수 있는 환경과 의지를 갖췄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법무법인 신결 신태길 대표변호사는 “이혼 방어, 재산분할 비율 개선, 양육권 확보 중 어느 결과를 가장 우선하는지에 따라 대응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며 전문가와 함께 목표를 설정하고 초기부터 전략적으로 대응할 것을 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