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서 '콩밥 먹을 여자' 조롱, 이름 없어도 처벌된다
단톡방서 '콩밥 먹을 여자' 조롱, 이름 없어도 처벌된다
과거 합의는 '면죄부' 아냐… 변호사들 "새로운 범죄, 가중처벌 가능"

한 상가 입주민의 딸 A씨는 전 회장이었던 어머니 B씨가 단톡방에서 겪고 있는 끔찍한 언어 폭력을 보고 분노했다. / AI 생성 이미지
상가 입주민 단체 대화방에서 전(前) 회장을 향해 "볼짱 다 본 여자", "콩밥 먹을 것"이라며 인신공격과 허위 사실을 유포한 사건이 발생했다.
변호사들은 가해자가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더라도 대화의 맥락상 피해자가 누구인지 모두가 알 수 있었다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과거 비슷한 문제로 합의했더라도, 이후에 벌어진 새로운 모욕 행위는 별개의 범죄로 형사 고소가 가능하며, 오히려 가중 처벌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범죄자는 현장에 나타난다"… 단톡방에 강제 소환된 前회장
한 상가 입주민의 딸 A씨는 어머니 B씨가 겪은 끔찍한 언어폭력을 법률 플랫폼에 호소했다. 상가 회장직을 사임한 어머니 B씨는 과거 한 입주민으로부터 '공금횡령' 의혹을 받으며 단톡방에서 지속적인 명예훼손에 시달렸다. 경찰 신고 후 합의하며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며칠 전, 가해자는 B씨를 다시 단톡방에 초대해 2차 가해를 시작했다.
가해자는 "소문에 볼짱 다 본 여자라더니 진짜네요", "콩밥 먹겠다고요? 잘 생각하셨네 ㅎㅎ 범죄자는 범죄현장에 나타난다더니", "이미 큰집에 갔다온 듯 한 이 느낌은", "횡령 인정하는 건가요"라며 B씨를 범죄자로 취급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남편의 지속적인 학대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는데 ㅉㅉ", "약 드신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누구 등쳐먹었다는 이야기도 듣고 설마 했는데 사실인듯" 등 인격과 가족까지 모독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충격을 받은 B씨는 다시 단톡방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름 안 썼으니 무죄? "맥락으로 특정되면 처벌 가능"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가해자가 어머니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특정성(特定性)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이주헌 변호사는 "비록 실명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더라도, 전임 회장이라는 지위와 초대 및 퇴거 과정의 맥락을 고려할 때 대화방 내 다른 입주민들이 피해자가 누구인지 충분히 알 수 있는 상태이므로 특정성이 인정됩니다"라고 단언했다.
다른 변호사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법무법인(유한) 한별의 허은석 변호사는 "반드시 실명이 직접 언급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며, 발언이 이루어진 상황과 대화방 구성원들의 관계 등을 통해 누구를 지칭하는지 알 수 있다면 특정성이 인정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즉, '상가 회장', '공금 횡령 감사' 등의 대화 맥락과 B씨를 다시 초대한 정황 등을 종합하면, 단톡방 구성원 누구나 발언의 대상이 B씨임을 알 수 있어 처벌 요건이 충족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홍림의 김남오 변호사는 '횡령 인정' 등의 표현은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볼짱다본 여자' 등은 모욕죄 성립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과거 합의는 면죄부? "새로운 범죄, 가중처벌 근거될 것"
작년에 이미 합의했던 사건이라는 점도 쟁점이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과거의 범죄'를 다시 고소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범죄'는 별개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이미 경찰에 신고 후 합의(처벌불원)하여 마무리된 과거의 건은 다시 고소하는 것은 안된다"면서도 "다만, 과거의 카톡 내역은 상대방의 범의(악의성)와 지속성을 입증하는 정황 증거로 이번 새로운 형사고소에 유리하게 활용할 수는 있다"고 조언했다.
이주헌 변호사 역시 "이번 사건은 별개의 범죄행위이며 작년의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점은 이번 사건의 양형 결정에서 가중 처벌을 이끌어낼 수 있는 유효한 정황 증거가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과거 합의는 면죄부가 아니라, 오히려 가해자의 죄질이 불량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근거로 작용해 더 무거운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변호사들은 단톡방 대화 내용 전체를 증거로 확보하고 민사상 위자료 청구 소송까지 병행하는 전략을 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