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저 손가락 나쁜 뜻이야?" 질문에 아버지는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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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저 손가락 나쁜 뜻이야?" 질문에 아버지는 무너졌다

2026. 02. 26 10:3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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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만 본 '손가락 욕', 모욕죄 될까? 변호사들 불꽃 튀는 갑론을박

대낮에 A씨가 아내와 8살 아들, 2살 딸을 태우고 시내를 운전을 하는데, 앞서가던 차량 운전자가 창문을 열고 손가락 욕을 보냈다. /AI 생성 이미지

8살 아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당한 모욕적인 '손가락 욕'. "아빠, 저게 무슨 뜻이야?"라는 순진한 물음에 아버지는 참담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처럼 운전 중 시비에서 가족만 목격한 '손가락 욕'이 과연 형사처벌 대상인 모욕죄에 해당할까?


법조계에서는 모욕죄의 핵심 요건인 '공연성'을 두고 '성립한다'는 의견과 '어림없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변호사들의 날 선 법리 다툼을 심층 취재했다.


"누구한테 욕한 거야?" 아들의 질문에 무너진 아버지


사건은 주말 대낮, 도로 한복판에서 벌어졌다. A씨는 아내와 8살 아들, 2살 딸을 태우고 차를 몰고 있었다. 한 차량이 갑작스럽게 끼어들자 A씨는 경적을 울렸다. 그러자 상대 운전자는 창문을 열고 A씨의 차를 향해 가운뎃 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모욕적인 행위를 했다.


A씨는 "인지 능력이 있는 8살 아들과 아내가 있었으며, 아들이 누구한테 욕을 한것이냐며, 저에게 되물어 굉장히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라며 당시의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어린 자녀들 앞에서 겪은 수치심과 보복 운전에 대한 공포심까지 느꼈다고 호소했다.


"명백한 모욕" vs "가족은 관객 아냐"…'공연성'두고 정면충돌


이 사건이 모욕죄로 처벌 가능한지를 두고 변호사들의 의견은 극명하게 갈렸다. 핵심 쟁점은 '공연성', 즉 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여부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이 사안은 모욕죄 성립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라며 "대낮 개방된 도로에서 창문을 열고 팔을 뻗어 가운뎃손가락을 든 행위는 주변 차량 및 보행자 등 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실제로 인지 능력이 있는 8살 아들과 아내가 목격하였으므로 공연성 요건은 충분히 충족됩니다."라고 단언했다.


반면 법무법인 대환의 김상훈 변호사는 정반대의 의견을 냈다. 그는 "공연성도 아예 없어요. 인지능력 있는 자녀들이 있든 가족이 몇명 탔든 그 사람들은 공연성 판단 시 요소가 되는 불특정 다수가 아닙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그 가족들이 귀하의 사회적 평판을 저해하는 내용을 외부 제3자에게 퍼뜨리고 다닐 때 공연성이 인정되는데, 가족은 그럴 사이가 아니기 때문에 공연성이 없어요."라고 못 박았다.


"유리하지만 증명 어려워"…신중론이 다수인 이유


다수의 변호사는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공연성 입증의 어려움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법무법인(유한) 바른길 안준표 변호사는 "대낮 도로에서 동승한 배우자·8세 자녀가 이를 인지한 사정은 공연성 판단에 유리한 정황이 될 수 있으나, 공연성은 구체적 전파가능성 등에 관하여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유의하셔야 합니다."라고 양면성을 짚었다.


법률사무소 상산 채한규 변호사 역시 "설령 공연성이 인정되더라도 일시적이고 우발적인 행위로서 사안이 경미하다는 점에서, 실제 처벌까지 이어질지는 불확실합니다."라며 고소의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법무법인(유) 한별 고용준 변호사는 "차량 내부에 가족이 동승하고 있었다는 점은 피해 감정 측면에서는 중요하지만, 법적으로는 ‘공연성’ 판단에 직접적 기준이 되지는 않습니다."라며 감정적 문제와 법적 판단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엇갈린 의견 속 유일한 공통점…"블랙박스 영상이 전부다"


변호사들의 법리적 견해는 제각각이었지만,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한 단 하나의 해법은 바로 '객관적 증거'였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공연성 인정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다만 실제 처벌 여부는 증거가 좌우합니다. 블랙박스 영상에 행위가 명확히 촬영되었는지, 상대 차량 번호 식별이 가능한지가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김수열 변호사 또한 "지금 당장 하셔야 할 일은 당시 상황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블랙박스 영상, 주변 차량의 목격자 진술 등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결국 법의 심판대에 상대방을 세울 수 있을지는, 모욕의 순간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 확보에 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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