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연인 집 앞 서성이다 '주거침입' 날벼락…'보고 싶었을 뿐'의 대가
헤어진 연인 집 앞 서성이다 '주거침입' 날벼락…'보고 싶었을 뿐'의 대가
전 여친 아파트 복도서 기다리다 경찰 조사…법원 '공용 복도도 주거 공간', 섣부른 접촉은 스토킹 혐의까지

A씨는 헤어진 연인 집 앞에서 서성이다 주거침입으로 경찰조사를 받게 됐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추워서 들어간 아파트 1층, '주거침입' 혐의로 돌아왔다
헤어진 연인이 보고 싶어 아파트 복도에서 기다렸다가 주거침입죄(건물에 무단으로 침입한 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한 남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보고 싶었을 뿐'이라는 그의 항변은 과연 법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까.
추위 피하려 아파트 1층으로 들어갔다가 신고당해
사건의 시작은 2월 말, A씨가 전 여자친구 B씨가 사는 아파트 단지를 찾으면서부터다. 그는 B씨에게 돌려줄 물건이 있었고, 헤어진 연인을 다시 보고 잡고 싶은 마음에 일주일 넘게 매일 몇 시간씩 아파트 주변을 서성였다.
처음에는 아파트 화단이나 단지 밖 주차장에서 기다렸지만, 추위를 이기지 못해 아파트 건물 1층 현관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이런 행동은 주민들의 불안감을 샀다. "수상한 남자가 계속 아파트에 나타난다"는 신고가 여러 차례 접수됐고, 결국 경찰이 출동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A씨는 경찰에게 "돈 빌려 간 친구를 찾으러 왔다"고 둘러댔다. 경찰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일단 귀가 조치하며 "추후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며칠 뒤, 경찰서 형사로부터 '건조물침입' 혐의로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
아파트 1층은 보호 받아야 할 '주거공간'
A씨는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아파트 건물 1층'에 들어간 행위가 결정적이었다고 지적한다. 아파트 단지 내 화단이나 도로는 공개된 장소로 볼 수 있지만, 비밀번호를 누르거나 입주민을 따라 들어가야 하는 건물 내부는 법적으로 '주거 공간'의 일부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이미 판례를 통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공용 계단과 복도 역시 거주자의 평온을 보호해야 할 공간”이라며 “주거침입죄가 보호하는 '사람의 주거'에 포함된다”고 못 박은 바 있다(대법원 2009도4335 판결). 즉, 법원이 복도나 계단까지 '집의 일부'로 보고 엄격하게 보호한다는 의미다. 주민들이 A씨를 '외부인'으로 인식하고 신고한 이상, 그의 출입은 '거주자 의사에 반한 침입'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전 여친에게 도움 요청하면 더욱 위험?
경찰 조사를 앞둔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전 여자친구 B씨에게 연락해 도움을 청할지 여부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하나같이 "절대 안 된다"고 경고한다. 섣부른 접촉이 오히려 '스토킹 범죄'라는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 의사에 반해 주거지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를 '스토킹'으로 규정한다. A씨의 일주일간의 기다림은 이 요건에 해당할 소지가 다분하다. 이런 상황에서 B씨에게 연락하는 것은 '지속적 괴롭힘'의 연장선으로 비칠 수 있다. 특히 과거 두 사람 사이에 다툼으로 경찰 신고 이력이 있었다는 점은 A씨에게 매우 불리한 정황이다.
결국 전문가들의 조언은 하나로 모인다. 섣불리 전 연인에게 연락하거나 혼자 경찰 조사에 임하지 말고, 반드시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법적 대응 전략을 세우라는 것이다. 감정적 호소가 아닌, 법리적 설득이 필요한 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