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받으라더니…연락두절 경찰, 되레 '지명수배' 통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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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받으라더니…연락두절 경찰, 되레 '지명수배' 통보 논란

2026. 01. 02 10:0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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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석일 지난 소환장에 '수신 거부' 의심까지…법률 전문가들 “수사관 교체 등 적극 대응해야”

경찰이 출석일이 지난 소환장을 보내고, 일정 조율을 시도하는 시민에게 지명수배를 통보해 논란이 됐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경찰 조사를 받으라며 출석일이 지난 소환장을 보낸 수사관이, 되레 시민을 지명수배하겠다고 통보해 파문이 일고 있다.


어느 날 A씨의 집에 도착한 경찰 출석요구서. 하지만 우편물을 뜯어본 A씨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출석일은 이미 지난 뒤였고, 물리적으로 출석이 불가능한 '유령 소환장'이었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을 코앞에 둔 시민은 순식간에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발만 동동 구르게 됐다.


A씨의 악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법률 상담 플랫폼에 올라온 사연에 따르면, A씨는 담당 수사관과 통화로 조사 일정을 다시 잡으려 했지만, 수사관의 휴무와 연차를 이유로 번번이 미뤄졌다. 급기야 A씨는 “나중에는 내 번호를 수신 거부한 것처럼 고의로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이를 입증할 영상 증거까지 확보했다고 밝혔다.


답답한 마음에 연락을 시도하던 A씨에게 돌아온 것은 수사관의 차가운 카카오톡 메시지였다. “절차대로 수배 내리고 진행을 하겠다.”


해외 출국을 목전에 둔 A씨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A씨는 “이런 경우 수사관을 교체할 수 있느냐”, “지명수배가 됐는지 확인하고 싶다”며 애타는 마음을 호소했다.


수사관 교체 신청 가능

법률 전문가들은 수사관의 행동이 부적절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수사관 교체 신청’을 첫 번째 대응 카드로 제시했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김재헌 변호사는 “부당한 조치나 편향적인 수사가 의심될 경우 경찰서 민원실을 통해 정식으로 교체 요청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통화 녹음 등 증거가 있다면 이를 첨부하여 해당 경찰서 청문감사실이나 민원실을 통해 담당자 교체를 요청할 수 있다”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수사관의 일방적인 태도에 끌려다니지 말고,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수사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라는 취지다.


A씨의 가장 큰 공포는 ‘지명수배’였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단순히 1회 불출석으로 출국금지를 내리는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도 “혐의에 따라 지명통보 혹은 지명수배로 넘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본인이 수배 대상인지, 출국에는 문제가 없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법률사무소 더든든의 추은혜 변호사는 “경찰청 민원실(1301)에서 본인 신분 확인 후 수배 여부 확인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출국금지 여부는 온라인 사이트 ‘하이코리아’에서 공인인증서로 로그인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수사준칙 위반에는 공식적인 의사 표명 필요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수사관이 법으로 정해진 절차를 무시했을 가능성에 있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수사준칙) 제19조는 경찰이 피의자에게 출석 요구를 할 때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주고, ‘조사의 일시·장소에 관하여 협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A씨의 경우, 출석일이 지난 뒤에야 출석요구서가 도착했고, 일정 협의를 위한 연락마저 두절됐다. 이는 명백히 수사준칙을 위반한 행위로 볼 소지가 크다. 일방적으로 수배를 운운한 것 역시 피의자의 방어권을 침해하는 부당한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A씨와 같은 상황에 부닥쳤을 때, 감정적인 대응보다 철저한 증거 확보와 공식적인 의사 표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든 통화 내역, 문자 메시지, 우편물 도착 시점 등을 꼼꼼히 기록해둬야 한다.


법률사무소 HY의 황미옥 변호사는 “담당 수사관이 아닌 동료 수사관에게라도 피의자임을 밝히면서 출석 의사를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소통 노력을 주문했다. 특정 수사관 개인의 불통을 이유로 경찰 조사 자체를 회피하는 듯한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출석 의사가 명확하고, 해외여행 등 합리적인 사유가 있다면 이를 서면으로 남겨 경찰서 민원실이나 상급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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