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는 감옥에 있는데”…성희롱 피해자 두 번 울리는 ‘합의 종용’ 2차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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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감옥에 있는데”…성희롱 피해자 두 번 울리는 ‘합의 종용’ 2차 가해

2025. 10. 10 09:5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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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형사재판 승소 후 항소심 진행 중인 피해자, 가해자 지인으로부터 “100만원에 합의하자”며 지속적 괴롭힘 호소. 법조계는 “명백한 2차 가해이자 별도 범죄, 엄벌탄원서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목소리.

성희롱 피해자인 A씨는 가해자가 유죄판결을 받은 후에도 가해자 측의 막무가내식 합의 종용으로 고통받고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성희롱 승소했는데, 왜 끝나지 않나요?”…피해자 두 번 울리는 ‘합의 종용’의 덫


성희롱 가해자를 법정에 세워 유죄 판결을 받아냈지만, A씨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구속된 가해자의 친구가 가게로 찾아와 막무가내 합의를 요구하며, 끝나지 않는 악몽을 선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100만원 줄게, 합의해 달라”… 끝나지 않는 고통


성희롱 피해자 A씨는 최근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 절박한 질문을 올렸다. 형사 고소 끝에 가해자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구속됐지만, 항소심을 앞두고 기이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가해자의 친구라는 B씨가 A씨의 가게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B씨는 한 달 사이 네 번이나 가게를 찾아오고, 수시로 전화와 문자를 보내며 A씨를 괴롭혔다. 그의 요구는 단 하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처벌불원서를 써달라는 것이었다.


그가 제시한 합의금은 100만원에서 시작해 50만원, 30만원으로 계속 깎여나갔다. 이는 피해 회복에 대한 진심 어린 고민이 아닌, 오직 가해자의 감형을 위한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A씨는 “이런 내용을 엄벌탄원서에 작성해도 되느냐”며 두려움과 분노를 토로했다.


법조계 한목소리 “명백한 2차 가해…스토킹 고소도 가능”


A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명백한 2차 가해”라고 진단했다. 2차 가해란 범죄 피해 이후 주변인이나 사회로부터 받는 정신적, 신체적 괴롭힘을 뜻한다. 변호사들은 가해자 측의 이러한 행태가 반성의 기미가 없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고 입을 모았다.


백지은 변호사(법률사무소 가온길)는 “원하지 않는데 계속 연락하는 상황이라면 거부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고, 2차 가해에 대한 책임을 별도로 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전수 변호사(법무법인 한별)는 한발 더 나아가 “지속적으로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및 협박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별도의 형사 고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가해자를 대신한 합의 종용이 또 다른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엄벌탄원서’, 변호사 손 거치면 ‘결정적 한 방’ 될까


전문가들은 A씨가 겪는 2차 피해 상황을 ‘엄벌탄원서’에 구체적으로 담아 재판부에 제출해야 한다고 강력히 조언했다. 엄벌탄원서란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청하며 법원에 제출하는 문서로, 판사가 형량을 정할 때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최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새율)는 “합의금이 계속 낮아지는 점은 진정한 반성의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이러한 정황들을 법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해 탄원서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들은 피해자가 직접 작성하기보다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작성할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설명한다. 가해자 측의 비상식적인 행동이 단순한 감정 호소를 넘어, 법적 평가를 통해 ‘괘씸죄’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습 공탁’ 막고, 접근금지 신청까지…피해자 보호 ‘방패’는?


일부 변호사들은 더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허유영 변호사(법무법인 세담)는 가해자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기 위해 법원에 일방적으로 돈을 맡기는 ‘기습 공탁’ 가능성을 언급하며, “공탁이 양형에 반영되길 원치 않는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B씨의 괴롭힘이 계속될 경우, 법원에 접근금지 명령을 신청해 물리적인 보호막을 칠 수도 있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과 범죄피해자보호법은 피해자가 2차 피해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법의 심판대에서 한번 이겼음에도 끝나지 않는 고통에 시달리는 피해자.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선 엄벌탄원서 제출부터 스토킹 고소, 접근금지 신청까지 동원 가능한 모든 ‘법적 방패’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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