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군인의 '삼중고'…재판 전 보직해임에 "경력 끝날 판"
음주운전 군인의 '삼중고'…재판 전 보직해임에 "경력 끝날 판"
혈중알코올농도 0.047% 초범, 형사처벌·군 징계에 '선제적 보직해임'까지…법조계 "종합 대응이 관건"

면허정지 수준의 음주운전이 적발된 A씨에게 재판도 열리기 전에 '보직해임' 징계가 내려졌다. 가능한 일인가?/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단 한 번의 음주운전, 군복을 벗을 수도 있는 '삼중 처벌'의 무게
“다른 건 몰라도 보직해임 만큼은 막을 방법이 없나요?”
한순간의 실수로 군 경력 전체가 흔들릴 위기에 처한 현역 군인 A씨의 절박한 질문이다. 그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형사처벌과 군 징계, 그리고 재판이 열리기도 전에 단행된 보직해임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면허정지 수치인데…재판도 전에 '보직해임' 날벼락
사건의 발단은 단순했다. A씨는 운전대를 잡았다가 음주 단속에 적발됐다.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는 0.047%. 도로교통법상 면허 정지(0.03%~0.08% 미만)에 해당하는 수치다. 초범이었고 인명이나 재산 피해도 없었다.
민간인이었다면 벌금형과 100일 면허 정지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큰 사안. 하지만 군인인 A씨의 앞에는 가혹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군사재판(형사처벌)과 별도로 소속 부대 징계위원회(군 징계)를 거쳐야 한다. 여기에 더해, 부대 지휘관은 재판이나 징계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A씨에 대한 ‘보직해임’ 절차를 개시했다.
'징계와는 별개'…지휘관 칼끝에서 결정되는 운명
A씨를 가장 절망시킨 것은 보직해임이다. 군인사법상 보직해임은 지휘관이 부대 관리 측면에서 특정 군인의 보직 유지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할 때 내리는 ‘인사 조치’다. 형사처벌이나 징계와는 별개의 절차로, 군 기강 문란 행위 등을 이유로 선제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군에서 음주운전을 엄중한 사안으로 봐 형사처벌이나 징계 이전에도 지휘관의 인사권으로 우선 진행될 수 있다”며 “이미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 무산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중산 김영오 변호사 역시 “보직해임은 인사판단이기에 군사법원의 처벌을 기다리지 않고 가능하다”고 짚었다.
형사처벌 수위가 핵심…'감경' 위한 총력전 펼쳐야
법률 전문가들은 세 가지 처벌이 서로 맞물려 있는 만큼, 종합적인 대응 전략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핵심은 각 절차에서 처벌 수위를 최대한 낮추는 ‘감경’ 전략이다. 군사재판에서 낮은 형량을 받는 것이 급선무다.
법무법인 태신 성현상 변호사는 “형사재판에서 최대한 선처 받는 것이 필요하다. 이 처벌 수위에 따라 징계 정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김앤파트너스 허소현 변호사는 “초범이고 사고가 없는 경우 150만원에서 300만원 정도의 벌금형이 예상된다”며 “반성문 및 탄원서를 준비해 선처를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징계위원회 대응도 중요하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국방부 훈령에 따라 음주운전 초범은 감봉~정직 수준의 징계가 일반적”이라며 “반성문, 음주운전 예방 교육 이수증, 봉사활동 증명서 등을 통해 선처를 구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로 얽힌 세 개의 족쇄, 어떻게 풀까
가장 큰 쟁점인 보직해임에 대해서는 ‘소청심사’나 ‘행정소송’이라는 불복 절차를 활용해야 한다. 법무법인 JLP 장동훈 변호사는 “소청심사 및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으며, 절차적 하자나 처벌의 과도성을 주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A씨가 직면한 삼중고는 별개의 사안이 아닌, 하나의 뿌리에서 뻗어 나온 가지와 같다. 형사처벌 수위가 징계에 영향을 미치고, 징계 결과는 보직해임 결정의 정당성을 따지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한순간의 실수는 돌이킬 수 없지만, 진심 어린 반성과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통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군복의 무게는 이토록 무거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