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 교사의 성추행⋯그런데 "학습지 업체는 책임 없다"고 말하는데
학습지 교사의 성추행⋯그런데 "학습지 업체는 책임 없다"고 말하는데
변호사들 "교사는 당연, 학습지 업체에도 '사용자 책임' 물을 수 있어"
처벌 수위는 '피해자의 나이가 만 13세 넘었느냐, 넘지 않았느냐'에 따라 다르다

학습지 교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것이 분명해 이를 항의하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책임을 물으려 했는데, 업체는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는 식이다. 단지 소개를 해줬을 뿐이라고 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네 허벅지 감촉 좋다. 말랑말랑하네."
쪽지를 읽어본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누가 봐도 성희롱이었고, 성추행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아이는 학습지 교사 A씨에게 받았다고 했다.
부모는 A씨의 교습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봤다. 아이도 "선생님이 갑자기 허벅지를 쓰다듬었다"고 말했다. 부모는 당장 학습지 업체에 이 사실을 알렸고, 동시에 수업료의 환불을 요구했다. A씨를 제대로 교육⋅관리하지 않은 책임을 묻고자 했다.
그런데 학습지 업체는 '본인들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었다. "A씨를 자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했다. 중개를 해줬을 뿐 회사 소속이 아니라는 취지였다.
변호사들은 "아이를 성추행한 A씨는 당연하고, 학습지 업체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책임 없다'고 한 업체의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한림의 형장우 변호사는 "교사를 제대로 교육⋅관리하지 못한 사용자 책임을 업체 측에 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고용 여부를 불문하고 부모는 A씨를 업체에 소속된 교사로 알았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외관상 업체가 A씨를 고용한 것처럼 보이므로, 업체의 '사용자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였다. 법률사무소 저스트의 도형욱 변호사도 "A씨와 함께 업체에도 사용자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심앤이 법률사무소의 심지연 변호사는 "구체적인 계약구조에 따라 업체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아이를 성추행한 A씨에 대한 형사 처벌과 손해배상은 "당연히 가능하다"고 했다. 특히 아이가 받았다고 한 '쪽지'가 중요한 증거물이라고 말했다.
A씨에게 적용되는 법조와 처벌 수위는 범행 당시 '피해자의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피해자가 '만 13세를 넘었느냐, 넘지 않았느냐'가 기준이다. 넘지 않았을 때 처벌 수위가 훨씬 무겁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우리 법은 형법상 강제추행죄와 별개로 특별법을 통해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은 다른 죄명으로 처벌하고 있다"며 "그 죄질이 더욱 나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만 13세가 넘었다면 이때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①)이 적용된다. 이 법은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추행 등 강제추행을 2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제7조 제3항).
만 13세가 넘지 않았다면, 그때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②)이 적용된다. 이 법은 강제추행 등을 13세 미만에게 했을 때 5년 이상의 징역으로 훨씬 무겁게 처벌하고 있다. (제7조 제3항)
또한 A씨가 피해자에게 전달한 '쪽지'가 중요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변호사들은 봤다. 법률사무소 가온길의 장진우 변호사는 위와 같이 밝히며 "쪽지를 잘 보관하고 있길 바란다"고 했고, 법률사무소 저스트의 도형욱 변호사도 "쪽지가 있기 때문에 A씨의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씨로부터 손해배상은 어떻게 받아낼 수 있을까. 법무법인 선린의 주명호 변호사는 "A씨가 형량을 줄이기 위해 합의를 시도해 오면 충분한 합의금을 받는 식으로 피해를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
합의 대신 A씨의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면, 합의를 해주지 않는 것도 당연히 가능하다. 이때는 "A씨에게 민사상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된다"고 주 변호사는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