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살래"…육아휴직 쓰고 친권 얻었지만 아이 못 데려오는 이유
"아빠랑 살래"…육아휴직 쓰고 친권 얻었지만 아이 못 데려오는 이유
가집행 선고에도 아내가 인도 거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3년에 걸친 이혼 소송 끝에 법원으로부터 친권자·양육자로 지정받은 아버지가 있다.
판결문에는 아이 인도에 대한 가집행 선고까지 명시됐지만, 아내는 "항소심 판결이 날 때까지 아이를 보낼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가집행이 가능한데도 왜 아이를 바로 데려오지 못하는 것인지,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됐다.
5일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이 같은 사연이 소개됐고, 법무법인 신세계로 류현주 변호사가 자세한 법률 해설을 내놓았다.
아이 옆에서 물건 던지고 폭력…결국 3년 소송으로
A씨는 아들이 첫돌을 넘길 무렵부터 아내와 갈등이 깊어졌다고 털어놨다. 육아휴직까지 쓸 만큼 아이에게 헌신했지만, 아내는 육아 방식이 조금만 달라도 걷잡을 수 없이 화를 냈다.
감정이 격해지면 아이 앞에서 물건을 집어 던지고 소리를 질렀으며, A씨를 꼬집거나 할퀴고 때리는 일도 반복됐다.
A씨는 어떻게든 가정을 유지하려 했지만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워 집을 나왔고,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툰 쟁점은 친권과 양육권이었다.
가사조사와 양육환경조사를 거쳤고, 법원의 사전처분에 따라 매주 주말 면접교섭을 성실히 이어갔다. 아들은 자라면서 A씨를 잘 따랐고, 헤어질 때마다 "아빠랑 살고 싶어"라고 말했다.
결국 1심 법원은 A씨를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하고, 아내에게 아이를 인도하라고 명령했다. 아이 인도 부분에는 가집행 선고도 함께 내려졌다. 하지만 아내는 항소를 이유로 아이 인도를 거부하고 있다.
'가집행 선고'란 무엇인가…확정 전에도 집행력 인정
A씨가 혼란스러워하는 것도 당연하다. 가집행 선고가 내려졌는데 왜 곧바로 아이를 데려올 수 없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류현주 변호사는 가집행의 의미부터 짚었다. 우리나라는 3심제를 채택하고 있어, 1심 판결이 나더라도 상대방이 항소하면 2심, 상고 시 대법원까지 심판을 받아야 비로소 '종국판결'이 확정된다.
하지만 모든 절차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권리를 빠르게 확정받고자 하는 당사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하다.
그래서 법원은 필요한 경우 일부 결정에 대해 가집행 선고를 함께 내린다. 류 변호사는 "가집행 선고가 있으면 상대가 항소하더라도 그 주문에 근거해 강제집행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A씨는 아내의 항소와 무관하게 아이 인도 절차를 밟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이미 확보한 셈이다.
아내가 거부하면 '유아인도 가집행 신청'이 답
그렇다면 아내가 끝까지 아이를 보내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류 변호사는 구체적인 절차를 안내했다.
먼저 1심 판결문에 대한 집행문 부여 신청을 한 뒤, 이를 첨부해 집행관실에 유아인도 가집행 신청을 제출해야 한다. 다만 유아인도 강제집행은 금전 집행과 성격이 달라, 집행관 외에 유아심리상담 전문가 등이 함께 동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주목할 변화가 있다.
류 변호사에 따르면, 과거에는 아이의 의사에 반하면 집행이 불가능했지만 최근 관련 규정이 개정되어 아이의 의사와 무관하게 집행이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어린아이일수록 현재 양육자의 심리적 지배 아래 놓이기 쉽고, 양육자가 악의적으로 아이의 의사를 핑계 삼아 인도를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 입법 취지로 반영된 것이다.
아내의 강제집행정지 신청, 그리고 이후 대응
그런데 아내 측도 대응 수단이 없는 것은 아니다. 류 변호사는 상대방이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통해 집행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아인도 가집행이 이루어질 경우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항소심 선고 시까지 집행 정지를 구하는 신청이다. 법원이 타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면 일정 담보를 제공받고 정지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이 경우 A씨는 아이를 즉시 인도받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 그리고 즉시 인도가 오히려 아이의 복리와 정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한다.
한편 강제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아내가 자발적으로 아이를 보내준다면 A씨가 데려오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
류 변호사는 "강제집행정지는 법원의 집행 절차를 통한 강제 인도를 막는 것일 뿐, 임의 인도까지 금지하는 결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대로 A씨가 가집행을 통해 아이를 인도받은 뒤 아내가 다시 강제로 아이를 빼앗아 간다면, 이는 형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죄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아이의 신변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