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승소 후 가집행, 2심서 뒤집히면 손해배상 폭탄?
1심 승소 후 가집행, 2심서 뒤집히면 손해배상 폭탄?
계좌에 돈 없어 실제 추심 못 했다면? 전문가들 “걱정 불필요”

1심 승소 후 가집행으로 상대방 계좌를 압류했지만 잔고가 없어 실제 추심한 돈이 없다면, 항소심에서 패소하더라도 손해배상 책임은 없다. / AI 생성 이미지
투자사기 피해로 1심에서 이겨 상대방 계좌를 압류했지만,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힐까 전전긍긍하는 A씨. 막상 계좌는 텅 비어 있어 돈을 한 푼도 못 받았는데, 만약 2심에서 패소하면 억울하게 손해배상까지 해줘야 하는 걸까?
법률 전문가들은 “실제 추심한 돈이 없다면 손해배상 책임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1심 이겼지만…2심서 질까 봐 가집행도 ‘불안’
투자사기를 당한 A씨는 기나긴 법정 다툼 끝에 1심에서 ‘전부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그는 판결문에 적힌 ‘가집행할 수 있다’는 문구에 희망을 걸고, 즉시 사기범인 피고의 계좌에 대한 압류 및 추심 절차(가집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계좌는 텅 비어 있었고, A씨는 단 1원도 피해를 회복하지 못했다.
진짜 문제는 피고가 항소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만약 항소심에서 판결이 일부라도 뒤집힐 경우, 이미 진행한 가집행 때문에 오히려 자신이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돈 안 뺐다면 배상 책임 無”…전문가들 한목소리
A씨의 고민에 대해 다수의 법률 전문가는 ‘실제 추심한 돈이 없다면 손해배상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 1심 판결에 따른 가집행 신청은 원고의 정당한 권리행사이며, 이로 인해 상대방에게 실제 금전적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책임질 부분이 없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아크로 박동민 변호사는 “실제 피고의 계좌에 잔액이 없어 집행을 완료하지 못했다면, 항소심에서 판결이 바뀌더라도 반환해야 할 물건이나 배상해야 할 손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명확히 설명했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가집행 신청 자체는 정당한 권리행사로 인정되므로, 이로 인한 별도의 손해배상 책임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어진 신영준 변호사도 “실제 추심한 것이 없으시므로, 손해배상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조언했다.
뒤바뀐 판결, 가집행 효력은 어떻게 되나?
그렇다면 만약 2심에서 판결이 A씨에게 불리하게 바뀔 경우, 이미 걸어둔 계좌 압류의 효력은 어떻게 될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법률적으로 ‘효력이 상실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절차에 대한 설명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일부 변호사들은 ‘2심 판결 선고와 동시에 효력이 자동으로 변경된다’고 설명했지만, 다수의 변호사는 실무적 절차를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강율 이한솔 변호사는 “자동으로 효력이 바뀌는 것은 아니고, 채권압류의 불이익을 입는 피고가 2심의 인용액에 맞춰 압류금액에 대한 전부 또는 일부 해제신청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2심에서 A씨의 승소 금액이 줄어들거나 패소하면, 피고가 그 판결문을 근거로 법원에 압류 해제를 신청해야 계좌가 풀리는 절차를 밟게 된다는 의미다. A씨 입장에서는 판결이 바뀌더라도 직접 무언가를 해야 할 의무는 없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