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빚은 못 받는다'는 상식의 반전, 사기꾼 잡고 돈 받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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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빚은 못 받는다'는 상식의 반전, 사기꾼 잡고 돈 받는 법

2026. 01. 09 09:5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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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자금인 줄 알고 빌려준 돈, 민사 '반환 불가' vs 형사 '사기죄 성립'…엇갈린 법의 저울

도박 자금으로 빌려준 돈은 민사상 돌려받기 어렵지만, 빌릴 때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면 사기죄로 형사 고소가 가능하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도박 자금 떼이고 교도소 간 채무자…'돈도 받고, 형량도 높일 수 있다'는 전문가의 조언


도박 자금인 줄 알면서 빌려준 돈, 떼인 것도 억울한데 '법적으론 한 푼도 못 받는다'는 말에 A씨는 가슴이 무너졌다. 심지어 돈을 빌려 간 지인은 다른 사기죄로 이미 교도소에 수감 중인 상습범. 정말 이대로 돈도 잃고, 사기꾼에 대한 추가 처벌도 포기해야 하는 걸까.


법률 전문가들은 '아니'라고 답했다.


민법의 벽: '불법에 건넨 돈, 돌려달라 말하지 말라'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빌려준 돈을 회수할 수 있느냐다. 법률 전문가들은 민사 소송을 통한 회수는 사실상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도박 자금을 빌려주는 행위 자체가 법의 보호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는 "도박을 위해 빌려준 돈은 민법상 불법원인급여(불법적 원인으로 제공한 재산)에 해당하여 반환 청구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민법 제746조는 불법의 원인으로 재산을 주거나 노동을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도박이라는 불법 행위를 알면서 자금을 제공했기에, 국가가 그 돈을 돌려받을 권리를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김상훈 변호사(법무법인 대환) 역시 "도박자금 대여행위는 불법원인급여이기 때문에 부당이득, 손해배상청구를 하지는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민사적으로는 A씨가 B씨에게 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해도 패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형사의 반전: '용도'가 아닌 '의도'를 봤더니, 사기죄


그렇다면 A씨는 아무런 법적 조치도 취할 수 없는 걸까. 여기서 전문가들은 '형사 고소'라는 다른 길을 제시한다. 돈의 '용도'가 아닌, 돈을 빌려 갈 당시의 '기망 행위(속임수)'에 초점을 맞추면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인욱 변호사(법무법인 서헌)는 "도박에 사용할 것을 알고 빌려주셨더라도 상대방이 빌릴 당시부터 갚을 마음이나 능력이 없었다면 사기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대법원도 "도박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금원을 차용하였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결국 핵심은 B씨가 돈을 빌릴 때부터 갚을 생각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다. 박지영 변호사(법무법인 신의)는 "채무자가 돈을 차용할 당시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곧 갚을 것처럼 채권자를 기망하여 돈을 차용하였다면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B씨가 상습적으로 돈을 빌리고 잠적한 전력, 당시 재산 상태 등이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현실적 해법: 추가 고소로 '형량 가중' 압박, '합의금' 이끌어낸다


B씨가 이미 다른 죄로 수감 중이라는 사실은 A씨의 고소를 막지 못한다. 오히려 형량을 가중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된다.


김경태 변호사(김경태 법률사무소)는 "현재 상대방이 사기죄로 수감 중이라고 하더라도, A씨에 대한 사기 행위가 기존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았다면 추가로 고소가 가능하다"며 "이는 별개의 범죄사실로 취급되어 추가 기소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가중처벌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형사 고소는 피해 금액을 회복하는 현실적인 수단이 되기도 한다. 김준성 변호사(법무법인 공명)는 "형사고소는 그 자체만으로도 채무자에게 심리적으로 매우 큰 압박을 준다"며 "수사 과정에서 합의를 통해 피해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사건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형사 처벌이 가중될 것을 우려한 B씨가 합의를 시도하며 돈을 갚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A씨의 사례는 '불법에 제공된 돈은 돌려받지 못한다'는 상식 뒤에, '기망 행위'라는 또 다른 법적 잣대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돈의 용도를 알았다는 사실에 갇히기보다, 상대방의 명백한 사기 의도를 입증하는 것이 피해 회복과 가해자 처벌의 유일한 열쇠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계좌 이체 내역, 대화 기록 등 관련 증거를 철저히 확보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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