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이의없음' 강요, 영상녹화로 뒤집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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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이의없음' 강요, 영상녹화로 뒤집을 수 있다

2026. 03. 06 10:3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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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치 9주 피해자가 피의자로…변호사들 "공판서 부인하면 증거 안돼"

쌍방폭행 사건 피의자가 강압 수사로 작성된 조서에 서명했더라도, 법정에서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 효력이 없다. / AI 생성 이미지

쌍방폭행 사건에서 전치 9주의 중상을 입고도 피의자로 조사를 받은 A씨. 그는 심야 조사 중 형사의 강압에 못 이겨 자신의 진술과 다른 조서에 ‘이의가 없다’고 서명했다.


이 서명 하나로 모든 것이 끝나는 걸까?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아니"라고 말한다. 강압적 수사 정황이 담긴 영상녹화물이 있다면, 법정에서 조서의 효력을 충분히 다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의없음' 서명, 정말 되돌릴 수 없나


A씨는 억울했다. 심야 조사에서 담당 형사는 조서 수정을 거부하고 계속 "이의 없습니다. 이의 없습니다. 이의 없습니다"를 쓰라고 재촉했다. 불이익이 두려워 시키는 대로 썼지만, 정말 돌이킬 수 없는 걸까?


변호사들은 형사소송법 원칙을 들어 그를 안심시켰다. 법률사무소 청원 최원석 변호사는 "피의자신문 조서이기 때문에 공판에서 내용을 부인하기만 하더라도 증거능력이 없습니다. 이의 없다고 작성한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단언했다.


경찰 단계에서 작성된 조서는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 역시 "형소법상 사법경찰관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공판에서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능력이 없습니다"라고 같은 의견을 밝혔다.


즉, A씨가 법정에서 조서 내용을 부인하면 그 조서는 증거가 될 수 없다.


4시간 녹화 영상, '강압 수사' 뒤집을 스모킹 건


A씨의 3~4시간에 걸친 피의자 조사 과정은 모두 영상으로 녹화됐다. 이 영상은 그의 억울함을 풀어줄 '스모킹 건'이 될 수 있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영상녹화물은 수사관의 강압 수사 여부를 확인하는 핵심적인 자료이며, 상해 정도의 차이가 현격한 사안에서는 정당방위나 과잉방위 여부를 가리는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됩니다"라고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영상에 형사의 재촉이나 강압적인 언행이 담겨 있다면, A씨의 진술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이뤄지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유력한 무기가 된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다만 수사기관이 모든 사건에서 상시 전량 시청하는지에 관한 '의무/관행'은 제시된 자료만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쟁점이 생길 때 주로 확인 자료로 활용된다고 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라고 짚으며, 영상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알려줄 이유 없다"는 경찰, '불송치' 대처법은?


A씨를 더 답답하게 한 것은 경찰의 태도였다. 자신(전치 9주)보다 상해가 경미한(전치 3주) 상대방에 대한 수사 진행 상황을 묻자, "그런걸 말해줄 이유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상대방이 슬그머니 불송치(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고 종결)되는 것은 아닐지 불안감이 커졌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상대방 조사 여부나 수사 진행 상황은 수사 단계에서는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라며 이것이 통상적인 수사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리면 형사소송법에 따라 반드시 고소인에게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김영호 변호사는 "불송치 통지를 받으면 즉시 경찰서장에게 이의신청을 하면 검사에게 자동 송치됩니다"라고 명쾌한 해법을 제시했다.


결국 경찰의 불통에 좌절하기보다, '형사사법포털(KICS)'을 통해 사건 진행을 확인하고 불송치 통지를 받는 즉시 법이 보장한 이의신청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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