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애인은 통매음 가해자?…'연인 사이' 성적 대화의 위험한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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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애인은 통매음 가해자?…'연인 사이' 성적 대화의 위험한 경계

2025. 11. 24 09:54 작성2025. 11. 24 10:37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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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뿐인 연인에게 성적 메시지를 받았다면?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법원은 '관계의 맥락'과 '피해자의 의사'를 종합적으로 판단. 증거 확보와 전문가 상담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연인 간 일방적 성적 대화에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성립할까?/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연인 간 통매음, 법적 잣대는?…'관계의 실질'과 '거부 의사'가 가른다


“사귀자고 해놓고 하루 연락 두세 번이 전부, 대화는 온통 성적인 얘기뿐이었어요.”

연인이라는 이름 아래 일방적인 성적 대화에 시달리다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한 여성의 호소다. 연인 관계라는 사실이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의 '면죄부'가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은 팽팽하게 갈렸다.


연인이라는 방패, 법정에선 통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다수의 변호사들은 “연인 관계라는 이유만으로 통매음이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창세의 김솔애 변호사는 “연인 관계라도 상대방이 성적인 요구나 대화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법적으로도 성적인 행위나 대화에서 강요가 있을 경우 통매음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관계의 명칭이 아니라 ‘상대방의 의사’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또 한 변호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는 “부부와 연인 간에도 성폭력이 성립할 수 있으며, 같은 이치로 통매음도 성립할 수 있다”며 “연인 관계인지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동의 내지 합의가 있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름뿐인 연인 관계의 실질을 파고든 의견도 있었다. 뉴로이어법률사무소 차현준 변호사는 “형식상 사귀는 사이나 실질은 연인 관계라고 볼 수 없는 정도로 판단된다”며 관계의 본질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거부 의사' 없었다면?…'암묵적 동의'의 덫


하지만 모든 변호사가 ‘고소 가능’에 표를 던진 것은 아니다. 일부는 신중론을 폈다. 이들의 주장은 ‘명확한 거부 의사’의 중요성으로 모아진다.


캡틴법률사무소 박상호 변호사는 “연인 간 성적 대화는 통매음으로 평가되기란 어려운 것이 맞다”면서도 “이러한 성적 대화에 대해 ‘분명한 거부의사’를 밝히신 후 성적인 대화가 이루어졌다면 통매음으로 평가될 가능성은 있다”고 조건을 달았다.


리라법률사무소 김현중 변호사 역시 “특별히 거부의사를 표현하지 않았다면 통매음 성립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심지어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교제하는 사이에서 통매음이 성립할 여지가 전혀 없다”며 “통매음으로 고소하면 악의적인 무고로 입건될 것으로 보인다”는 극단적인 반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는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 사안을 얼마나 다르게 해석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법원의 저울은 어디로…판례로 본 유무죄의 갈림길


결국 법의 저울은 어디로 향할까. 판례는 ‘관계의 맥락’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대법원은 통매음의 성립 요건인 ‘성적 욕망’에 대해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등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줌으로써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도 포함된다”고 폭넓게 해석한다(대법원 2016도21389 판결). 연인 관계라는 이유만으로 이 목적이 사라진다고 보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하급심에서는 연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메시지를 보낸 행위에 대해 통매음 유죄를 선고한 사례가 존재한다(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16고단132 판결).


반면, 연인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무죄를 선고한 판결도 있다. 법원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행위의 동기와 경위, 내용과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 통념에 비추어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법무법인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는 “상대방의 행위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해당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양한 통매음 진행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를 통해 형사고소를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연인’이라는 단어 뒤에 숨은 관계의 실질, 그리고 원치 않는 성적 대화에 얼마나 명확히 ‘부동의’ 의사를 밝혔는지가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다면, 대화 기록 등 증거를 확보하고 전문가와 상담해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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