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하겠다" 동의 하에 매매 계약 진행했는데…잔금일 앞두고 '계약갱신' 청구한 세입자
"이사하겠다" 동의 하에 매매 계약 진행했는데…잔금일 앞두고 '계약갱신' 청구한 세입자
집주인의 특약 위반을 이유로 매매계약 해제 및 손해배상 청구 가능

좋은 매물을 발견한 A씨. 곧 세입자가 나간다는 소식에 계약했으나 세입자가 돌연 계약을 갱신하자 살던 집을 정리한 A씨는 난처해졌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집을 구하던 A씨는 마침 괜찮은 매물을 발견했다. 집주인이 아닌 세입자가 해당 집에 거주하고 있긴 했지만, 집주인은 세입자와 이사에 관해 합의를 마쳤다고 했다. A씨가 잔금을 치르기 전 세입자가 해당 집에서 나가기로 했다는 것.
이에 A씨는 '잔금일까지 매도인이 현 세입자를 이주시킨다'는 특약을 넣은 매매계약서를 작성했다. 이후 A씨는 이사를 위한 절차를 밟아나갔다.
그런데 A씨가 중도금까지 입금한 뒤, 문제가 생겼다. A씨가 매매하기로 한 집의 세입자가 갑자기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것. 그 집으로 이사 갈 계획으로 이미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정리한 A씨는 난감하기만 하다.
해당 사안을 살펴본 변호사들은 우선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봤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보장된 세입자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임차인(세입자)이 갱신청구권 행사하는 것은 법이 인정하는 권리이기에 막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기존 세입자는 이미 집주인과 '이사'에 동의했었다. 그렇다면 계약갱신청구권을 포기한 거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자세한 상황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세입자가 계약갱신 청구를 할 수 있는 기간이라면, 이사에 동의했더라도 이를 번복할 수 있다"고 했다. 만약, 세입자가 계약 만기 6개월~2개월 전까지 계약갱신을 요구했다면 집주인이 이를 거부하긴 어렵다는 취지다.
법무법인 건우의 임영근 변호사 역시 "(세입자가 이사에 동의했다는 점만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포기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하급심 판례의 대체적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 세입자를 상대로 A씨가 법적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소유권 이전이 완료된 것이 아니기 때문. 법무법인 평천의 정민규 변호사는 "A씨와 기존 세입자 사이에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에 세입자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A씨가 매도인(집주인)을 상대로 '특약 위반'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임영근 변호사는 "매도인(집주인)을 상대로 계약이행을 촉구하고, 특약을 이행하지 못하면 계약해제 및 원상회복,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민규 변호사도 "A씨는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이미 지급한 중도금 반환을 (집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다"면서 "또한, 매매계약이 체결되리라 보고 그동안 들인 비용 등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