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 팔려서 보증금 못 준다는 집주인, 전세보증금 반환 문제 해결 방법은?
집 안 팔려서 보증금 못 준다는 집주인, 전세보증금 반환 문제 해결 방법은?
계약 만료 통보했지만 "돈 없다" 버티는 임대인
변호사들 "명백한 채무불이행, 법적 절차 밟아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2025년 7월, A씨는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새 보금자리를 이미 계약했다. 두 달 전인 5월, 현 집주인에게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문자 메시지와 내용증명으로 확실히 전달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였지만, 집주인에게서 날아온 답변은 청천벽력 같았다. "집이 팔리지 않아 당장 돌려줄 보증금이 없다"는 것이었다. 새 집주인이 나타나 계약금이라도 받아야 돈을 줄 수 있다며 하소연하는 집주인 앞에 A씨는 속만 타들어 간다.
새로 이사 갈 집 계약을 파기할 수도 없는 상황, A씨는 법적으로라도 대응해 지연 이자라도 받고 싶다.
새 주인은 핑계일 뿐⋯변호사들 "명백한 채무불이행"
변호사들은 하나같이 "집주인의 주장은 법적으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새로운 매수자를 구하는 것은 임대인의 개인적인 사정일 뿐, 전세보증금 반환 의무를 미룰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창세의 장혜원 변호사는 "매수인 유무와 관계없이 반환 불이행은 명백한 채무불이행으로 간주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임차인 A씨는 계약 만료일 다음 날부터 보증금을 돌려받는 날까지 민법에 따라 연 5%의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다. 만약 소송으로 번져 소장이 집주인에게 전달된 이후부터는 이자율이 연 12%로 껑충 뛴다.
'지급명령'으로 신속하게, 그래도 안 되면 '반환 소송'으로
변호사들은 우선 '지급명령' 신청을 통해 신속하게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지급명령은 법원이 서류만 검토해 집주인에게 채무 이행을 명령하는 간이 절차다. 집주인이 2주 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져 바로 강제집행(압류 등)이 가능하다.
만약 집주인이 이의를 제기하면 사건은 자동으로 '전세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으로 넘어간다. 이때를 대비해 ▲전세계약서 ▲보증금 입금 내역 ▲계약 해지 의사를 통보한 문자·내용증명 등 증거자료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이사 가기 전 '이것'만은 반드시!
변호사들이 가장 중요하게 강조한 절차는 바로 '임차권등기명령'이다. 전세보증금의 목숨줄과도 같은 '대항력(이미 취득한 권리를 제3자에게 주장할 수 있는 힘)'과 '우선변제권(경매 시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받을 권리)'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치다.
법무법인 영민의 김용현 변호사는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 등기가 완료된 것을 확인한 뒤에 이사를 가야 대항력을 잃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만약 등기 없이 섣불리 이사를 가 전입신고를 옮기면, 집이 경매에 넘어갔을 때 보증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임차권등기가 완료되면, A씨는 새집으로 이사한 뒤에도 당당하게 지연 이자를 청구하며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더든든 법률사무소의 조수진 변호사 역시 "임차권등기 후에는 이사를 가셔도 보증금 청구권이 보호된다"며 "승소 후 부동산 경매를 통해 보증금과 지연손해금을 우선 변제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