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협박을 철회했어도 고소할 수 있나?
상대방이 협박을 철회했어도 고소할 수 있나?
협박죄는 상대방에게 해악을 고지한 시점에 이미 성립…입장을 바꿨어도 범죄가 돼

A씨는 3차례 협박했던 사람이 갑자기 입장을 바꾸어 협박을 취소했다. 그래도 그를 협박죄로 고소할 수 있을까?/셔터스톡
A씨가 특정인으로부터 세 차례 협박을 받았다. 상대방은 불특정 다수에게 A씨의 금전 관련 약점을 알려 사회적으로 매도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로 인해 A씨는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정신과병원에 다닐 만큼 강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A씨는 상대방의 협박에서 오는 압박감 때문에 법률 조언을 구하러 다니고, 대출 심사도 받으러 다녔다.
그런데 상대방이 갑자기 어제 “사회적으로 매도할 생각은 없다”고 말을 바꿨다. 협박을 철회한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의 계속된 협박 때문에 극심한 공포심과 불안에 떨어야 했던 A씨는 상대방이 협박을 철회했어도 고소할 수 있는지, 변호사에게 문의했다.
협박죄는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해악을 고지한 시점에 성립하는 범죄
변호사들은 가해자가 나중에 “이제는 사회적으로 매도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꿨어도 앞서 이미 행한 협박 행위는 그대로 범죄가 된다고 말한다.
법률사무소 장우 이재성 변호사는 “협박죄는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해악을 고지한 시점에 성립하는 범죄”라며 “이후 상대방이 실제로 그 해악을 실행했는지, 나중에 협박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지는 이미 성립한 범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온경 추민경 변호사는 “상대방이 이미 세 차례에 걸쳐 금전과 관련된 협박을 하였다면, 협박죄는 그 시점에서 이미 기수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며 “이후에 상대방이 ‘사회적으로 매도할 생각은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고 해도, 그동안의 협박 행위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사안은 충분히 고소할 수 있고, 고소 과정에서는 협박 내용을 담은 문자, 녹취, 상담기록 등 가능한 증거를 최대한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협박죄로 고소하려면 구체적 정황을 모두 고려해 판단해야
이재성 변호사는 “상대방이 보낸 ‘사회적으로 매도할 생각이 없다’는 메시지는 오히려 그러한 해악을 고지하며 협박했던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정황 증거로 활용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그동안의 정신과 진료 기록, 대출을 알아보았던 정황 등은 모두 협박으로 인해 실질적인 피해를 당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으니 잘 정리해 두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대방을 협박죄로 고소하려면 성립 요건을 좀 더 자세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법무법인위(WE) 조경민 변호사는 “협박이란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으로서 구체적 정황을 모두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협박죄 성립 요건은
①해악의 고지: 상대방에게 해로울 수 있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언급해야 한다. 단순한 욕설이나 일시적인 감정 표현은 협박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②공포심 유발: 고지된 해악으로 인해 상대방이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느껴야 한다. 객관적으로 일반인이 공포심을 느낄 만한 정도의 해악이어야 한다.
③고의: 협박할 의도를 가지고 해악을 고지해야 한다.
④위법성: 해악의 고지가 정당한 권리 행사 범위를 벗어나 사회통념 상 용인될 수 없는 수준이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