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 하겠다는 '망상장애' 남편, 변호사들이 가장 급선무로 본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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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소송 하겠다는 '망상장애' 남편, 변호사들이 가장 급선무로 본 것은

2021. 08. 27 16:0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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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증세 심해진 남편 "결혼한 적 없다" "이혼 소송하겠다"

변호사들 "이혼 원하지 않는다면, 남편의 증세 입증 필요"

①유책배우자가 되면 소송 기각 확률 높고 ②피후견인으로 지정해 소송 능력 부인

나이가 들어 깜빡깜빡 하나 보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가는 것 같았다. A씨가 보기엔 망상장애인 것 같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서로를 의지하며 결혼생활을 이어온 A씨 부부. 그런데 얼마 전부터 남편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어 깜빡깜빡 하나 보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가는 것 같았다.


"내 이름은 XXX가 아니고 OOO다"라고 하고, 태어난 곳이나 나이도 모두 다 다르게 말했다. A씨가 보기엔 망상장애인 것 같다. 점점 심해지는 증세. 남편의 정신이 온전할 때 남편을 병원에 데려가 보려고 했지만, 완강히 거부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은 A씨에게 "당신은 누군데 여기 있느냐"며 결혼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당신을 고소하겠다" "이혼 소송을 하겠다"고도 하는 상황. A씨는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 부부관계가 화목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런 상황에서 매정하게 갈라서고 싶지 않다. 할 수 있는 한 남편을 돌보고 싶다.


그러나 걱정인 건 온전치 않은 정신으로 남편이 무작정 이혼 소송을 할까 걱정이 된다.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면, 남편의 정신적 장애 입증이 가장 급선무

변호사들은 남편이 설사 이혼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기각될 것으로 봤다.


우선 우리 법원은 이혼 문제를 파탄주의가 아닌 유책주의로 풀어가고 있다. 부부 중 누군가 책임을 질 만한 행동을 했어야만(유책주의), 재판을 통해 이혼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이 경우 A씨에게 별다른 유책 사유가 없는 이상 남편이 소송을 한다고 해도 이혼하기 어렵다.


'노경희 법률사무소'의 노경희 변호사는 "남편이 A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더라도, A씨에게 귀책 사유가 없다면 이혼 소송은 기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에스알의 고순례 변호사는 "A씨가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면 남편이 하는 말들을 녹음해 놓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편의 정신적 장애를 입증하고, 이를 위해 증거를 모아두라"고 조언하는 변호사들. 이유는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우선, 우리 민법은 재판으로 이혼할 수 있는 경우를 정해 뒀다. 그리고 기존 판례로 봤을 때 부부 중 한쪽이 정신병적인 증상이 너무 심해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때 법원은 "이혼을 하라"고 판결하고 있다. 동법 제840조 제6호의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A씨가 남편의 망상장애를 입증하면 '유책배우자'는 남편이 된다. 우리 법원은 유책배우자의 이혼 소송 청구는 대부분 받아주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레 기각될 것으로 변호사들은 봤다.


또한, 후견인 제도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인이지만 질병·장애·노령 등으로 정신적 제약을 가진 경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A씨 남편의 정신적 장애가 인정된다면 A씨는 성년후견 또는 한정후견을 신청할 수 있는데, 후견이 받아들여지면 A씨 남편은 소송능력이 없어진다. 민사소송법 제55조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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