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잡한 예식장 노린 '축의금 도둑', 법원의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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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잡한 예식장 노린 '축의금 도둑', 법원의 판단은?

2026. 04. 01 17:10 작성2026. 04. 03 08:55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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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으로 어수선한 틈 노려 수천만 원대 금품 절취

법원, 죄질 나쁘다며 징역 1년 6개월 선고

동종 전과에도 결혼식장을 반복 표적으로 삼은 절도범에게 법원이 권고형 상한인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며, 축복의 공간을 범죄 현장으로 만든 죄질을 엄중히 경고했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2022년 봄, 서울과 수도권 일대 예식장에서 하객들의 가방이 연이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수법은 한결같았다.


결혼식 도중 단체 사진 촬영이 시작되면 하객들이 일제히 자리를 비우는데, 바로 그 순간 A씨가 좌석 위 가방을 들고 유유히 빠져나간 것이다.


A씨의 범행은 2022년 4월 12일 부천의 한 매장에서 시작됐다.


피해자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휴대전화와 지갑형 케이스를 가져간 것이 발단이었다.


이후 A씨는 본격적으로 예식장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4월 23일 서울 중구 성당 예식장에서 구찌 핸드백과 생로랑 카드 케이스, 무선이어폰 등을 통째로 절취했고, 일주일 뒤인 4월 30일에는 영등포구 웨딩홀에서 구찌 핸드백과 현금 400만 원, 아이폰 13프로 등 약 990만 원 상당의 재물을 훔쳤다.


5월 1일 광명시 웨딩홀에서는 피해자 두 명의 가방을 동시에 절취해 스마트폰, 금반지, 축의금 봉투 등을 챙겼고, 5월 7일 청주시 웨딩홀에서도 셀린느 가방과 라코스테 가방을 각각 들고 나갔다.


약 한 달간 다섯 차례에 걸친 범행으로, 명품 핸드백만 6개, 현금과 귀금속 등을 합산하면 피해액은 수천만 원에 달했다.



법원은 왜 권고형 상한을 택했나?

청주지방법원은 2022년 9월 6일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양형기준상 일반절도 제2유형의 기본영역 권고형은 징역 6개월에서 1년 6개월이며, 다수범죄 처리기준을 적용하면 최대 2년 9개월까지 가능한 사안이었다.


A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됐다.


그러나 법원은 불리한 정상이 이를 압도한다고 판단했다.


A씨에게는 동종 범죄로 수차례 처벌받은 전과가 있었고, 실형을 복역한 전력까지 있었다.


출소 후에도 같은 유형의 범행을 되풀이한 것이다.


법원은 "가장 행복하여야 할 결혼식을 범죄피해의 현장으로 만들어 혼례 당사자나 하객들에게 씻을 수 없는 정신적 충격을 주었다"고 밝히며 죄질을 무겁게 평가했다.


피해액이 상당함에도 일부 환부된 장물을 제외하면 피해 회복이나 합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향후 회복 가능성도 요원하다는 점 역시 양형에 반영됐다.


한편 피해자 세 명이 신청한 배상명령은 청구액과 범죄사실상 피해액이 일치하지 않는 등의 사유로 모두 각하됐다.


피해 배상 문제는 별도의 민사 절차를 통해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은 상습 절도범에 대한 엄벌의 메시지를 담고 있으나, 피해자들의 실질적 피해 회복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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