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화장실 앞에서 들은 '술집X' 욕설…명예훼손죄도 될까요?
노래방 화장실 앞에서 들은 '술집X' 욕설…명예훼손죄도 될까요?
다짜고짜 째려본다며 폭언, 경찰은 '혐의 있다' 검찰 송치…변호사들이 본 처벌 수위와 합의금

'술집X'이라는 표현은 명예훼손이 아닌 모욕죄의 일부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 / AI 생성 이미지
노래방에서 지인과 화장실에 간 A씨는 생각지도 못한 봉변을 당했다. 화장실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중, 처음 보는 여성 B씨가 다가와 다짜고짜 "째려본다"며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B씨는 "시X년", "술집X" 등 입에 담기 힘든 말을 공포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수차례 반복했다. 현장에는 A씨의 지인, B씨의 딸, 노래방 주인까지 여러 사람이 있었다. A씨는 녹음하겠다고 알린 뒤 증거를 남겼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B씨는 경찰이 도착하기 전 사라졌다.
이후 A씨는 경찰로부터 B씨의 혐의가 인정돼 사건이 검찰로 송치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B씨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또 '술집X'라는 발언은 더 무거운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목격자 여럿에 녹음까지…'모욕죄' 성립 가능성 높아
결론부터 말하면 B씨의 행위는 모욕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형법은 공연히(불특정 또는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사람을 모욕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변호사들은 당시 여러 사람이 함께 있었던 만큼 '공연성'이 충족된다고 봤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A씨의 지인 동생과 노래방 주인 등 여러 사람이 함께 있었으므로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였다는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X년'과 같은 욕설은 상대방을 경멸하는 대표적인 표현"이라며 모욕죄 성립 가능성을 높게 봤다. 경찰이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에 넘긴 것 역시 이런 점들이 고려된 결과로 분석된다.
'술집X' 발언, 명예훼손 아닌 모욕죄인 이유
A씨가 궁금해한 '술집X'이라는 표현은 명예훼손이 아닌 모욕죄의 일부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 명예훼손죄가 되려면 단순한 욕설을 넘어,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구체적인 사실'을 언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술집X'라는 표현은 통상 구체적인 사실을 전달했다기보다 상대방을 비하하는 욕설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아, 현재 내용만으로는 별도의 명예훼손죄보다 모욕죄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한강 고용준 변호사 역시 "'술집X'이라는 표현은 당시의 구체적인 발언 경위와 취지에 따라 사실 적시인지 단순한 모욕적 표현인지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후자의 경우에는 명예훼손보다는 모욕죄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즉, B씨가 단순히 A씨를 비하하기 위해 '술집X'이라고 욕한 것이라면 모욕죄에 해당하지만, "A씨가 어느 술집에서 일한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거짓 사실을 지어내 말했다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까지 검토해볼 수 있다는 의미다.
처벌 수위와 합의금은? '100만원' 안팎에서 결정될 듯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만큼 B씨는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모욕죄는 통상 벌금형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
검사 출신인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모욕죄의 경우 보통 100만 원 정도의 벌금형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 그 정도 수준에서 합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합의금 역시 법으로 정해진 기준은 없다. 욕설의 수위와 반복 횟수, 가해자의 반성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김수열 변호사는 "합의금은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다양하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임호균 변호사는 합의 과정에 대해 "합의할 경우에는 합의금을 전액 지급받은 뒤 고소취소서나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